"빨리 끝냅시다"..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이학선 기자I 2010.12.15 16:21:24

주주협의회 실무자회의 개최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15일 오후 외환은행(004940) 본점 14층. 현대건설(000720) 주주협의회(채권단) 실무자회의가 현대그룹이 전날 제출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대출금 1조2000억원에 대한 2차 확약서를 인정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는 외환은행,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국민은행 등 주주협의회 소속 9개 기관 중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제외한 8개 금융기관의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현대그룹과 체결한 양해각서(MOU) 해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자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실무자회의는 당초 예정된 오후 3시를 넘겨 3시15분께 시작됐다. 그사이 참석자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거나 아무말 없이 양손을 쥐락펴락하는 등 시종일관 긴장된 표정을 보였다. 두툼한 서류를 책상 한 곳에 놔둔 한 참석자는 서류제목이 취재진에 노출되지 않도록 자신의 다이어리로 살짝 덮어두는 센스(?)를 발휘했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오늘 회의는 8개 기관 실무자들이 모여 법률자문사 등의 검토결과를 듣고 실무자끼리 협의하는 자리일뿐 여기에서 최종결정이 이뤄지진 않는다"며 "이 자리에 오신 참석자에겐 취재를 하지 말아달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외환은행의 남궁진권 여신관리부 팀장이 회의시작을 알리는 방망이를 두드렸다. 그와 동시에 한 참석자는 취재열기에 부담을 느낀듯 "빨리 끝냅시다"라고 제안을 했고, 실무자들은 자리를 19층으로 옮겨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한편 주주협의회는 이날 실무자회의의 검토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빠르면 17일 전체 주주협의회를 소집해 현대그룹과 맺은 MOU 해지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전날 오후 늦게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으로부터 대출금 1조2000억원 관련 2차 확약서를 받아 채권단에 제출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요구했던 `대출계약서(부속서류 포함)나 텀시트(term sheet · 세부 계약조건을 담은 문서) 등 대출조건이 포함된 구속력 있는 증빙자료`가 아니어서 현대건설 매각 협상이 장기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 관련기사 ◀
☞무디스 "하나은행 증자계획 불구 `부정적 관찰대상` 유지"
☞채권단 "현대그룹 자료 모두 제출받아..대응방안 마련"
☞12월 둘째주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1위 `외환은행`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