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눈이 나쁜 근시 환자 모두가 레이저 시력교정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먼 곳이 잘 보이지 않는 근시와 함께 사물이나 글씨가 겹치고 번져 보이는 난시가 동반되면 수술에 제약이 따른다. 근시만 있는 사람에 비해 각막 깎는 양이 늘어 자칫 예기치 않은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난시가 심할수록 시력교정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
◇ 난시, 각막 모양 타원형으로 초점 부정확해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흐려 보이는 증상
강남 온누리스마일안과와 전주 온누리안과병원이 2023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스마일라식 시력교정을 받은 근시 환자 299명을 무작위 조사한 결과 72.2% (216명)에서 난시가 동반된 것으로 조사됐다. 근시 10명 중 7명 이상이 난시가 함께 있는 셈이다.
또한, 환자들이 난시로 인해 겪는 불편으로는 난시 교정용 안경 또는 렌즈의 비용 부담 (44.4%)이 가장 많았고, 난시안경 부적응과 어지럼증 (38%), 난시렌즈 착용 불편 호소 (25%), 안경을 써도 잘 보이지 않는 다는 답변이 13%로 뒤를 이었다. 전체의 76.1%가 10년 이상 안경을 착용했고, 7년 이상 렌즈 착용자도 39.1%에 달했다.
난시는 각막을 투과한 빛이 망막의 한 점에 맺히지 못하고 두 점 또는 그 이상의 초점을 갖는 굴절 이상증세다. 주로 각막이 눌리면서 원형이던 각막 모양이 타원형으로 변형돼 발생한다. 가로 방향에서 들어오는 빛과 세로 방향에서 들어오는 빛의 초점이 서로 달라 한 점에서 초점을 맺지 못해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흐려 보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선명하게 보기 위해 눈에 힘을 줘 쉽게 피로하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사물의 상이 출렁거려 심하면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난시용 안경은 렌즈가 두꺼워지고 비용이 높다.
난시는 -2 ~ -3디옵터는 중등도, -4디옵터 이상이면 고도난시로 분류된다. -0.5디옵터 이하의 가벼운 난시는 안경 없이 생활이 가능하며 -0.75 ~ -1디옵터 이상은 안경이 필요하다. 또한 가벼운 난시는 레이저로 근시를 교정할 때 함께 해결할 수 있지만 -4 ~ -5디옵터 이상 고도 난시는 안전 문제로 시력교정 수술에 제약이 따른다.
전통적인 라식이나 라섹으로 난시를 교정하는 경우 각막모양을 정상으로 복원하기 위해 근시만 있을 때보다 각막을 깎는 양이 20~30%나 늘어 수술 후 안구건조증 같은 후유증이 심해질 수 있다. 최근 가장 보편적인 레이저 시력교정 수술로 자리 잡은 스마일라식과 스마일프로의 경우 난시가 일정 기준 (-5디옵터)을 넘으면 안전과 정확도 때문에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부기 원장은 “이렇게 심한 난시 때문에 레이저로 시력교정이 불가능한 근시 수험생들은 먼저 난시를 해결한 후 스마일라식 등으로 근시를 해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안경을 벗는 길이다”고 소개했다.
이는 각막절개 난시교정술과 스마일라식 또는 스마일프로를 결합하여 단계적으로 시력을 교정하는 방법이다. 난시교정술은 정밀한 검사로 난시를 유발하는 각막의 부위를 찾아내 미세 나이프로 살짝 절개해 각막의 인장력을 복원하여 난시를 해결한다. 칼리스토아이 (Calisto-eye)라는 난시추적 항법장치와 의료진의 기술을 결합한 수술이다. 각막중심부 손상이 없고 레이저로 각막을 깎지 않아 라식 라섹에 비교하면 각막을 최대 58%까지 보존할 수 있다. 각막확장증이 발생할 염려나 각막 회복 과정에서 혼탁해질 가능성이 극히 적어 안전하다.
김부기 원장팀은 미국안과학회 (AAO)에 난시 128안을 대상으로 난시교정술을 시행 후 6개월 이상 경과를 관찰한 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수술 전 -2.36디옵터인 평균 난시도수가 수술 후 전체 환자의 61%에서 0.5디옵터 이내로 개선되었고 환자의 85%는 오차 1디옵터 이내로 난시가 해결되었다. 이렇게 난시를 해결한 후 일정 기간 회복기를 거쳐 스마일라식 또는 스마일프로로 근시를 교정하면 시력교정 절차가 마무리된다. 또한 고도근시와 고도난시를 동반, 레이저 시력교정이 불가능하여 불가피하게 렌즈삽입수술 (ICL)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도 같은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정영택 병원장은 “대학과 사회 진출을 앞둔 수험생 시력교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최소 절개와 최소 손상으로 우리 눈을 보호하는 각막 겉면을 최대한 보존하며 안전하게 시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며 “수술 전 정밀하고 정확한 검사를 통해 근시와 난시 정도, 각막 상태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의료진과 함께 시력교정 계획을 세워 차분하게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