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결국 트위터 품었다…경영진 내쫓고 광고주 달래기 나서

방성훈 기자I 2022.10.28 15:23:33

파라그 아그라왈 CEO 등 트위터 고위 경영진 4명 해고
인수 과정서 충돌 잦았던 만큼 “예정된 수순” 평가
광고주들에게도 서한…"무료 지옥 만들지 않을 것" 약속
28일부터 트위터 주식거래 중단…상폐 등 비상장 전환 수순
머스크 운영방침·트위터 변화 주목…트럼프 복귀도 관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한 직후 트위터 고위 경영진을 해고했다. 또 자신이 트위터의 주인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광고주들을 달래기 위해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27일(현지시간) CNN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6개월 간 이어져 온 440억달러 규모의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하고, 파라그 아그라왈 CEO,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자야 비자야 가드 최고법률·정책책임자, 션 에젯 고문 등을 해고했다.

머스크가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트위터의 현 고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해왔던 만큼, 이들 고위 경영진을 해고한 것은 예정돼 있던 수순이었다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지난해 트위터 CEO로 취임한 아그라왈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공적·사적으로 자주 충돌했다. 머스크가 440억달러 규모의 인수를 철회하겠다고 공표한 이후엔 법정 공방까지 벌였다. 가드 최고법률·정책책임자도 머스크가 콘텐츠 중재 결정 관련 역할을 비판하면서 콕 집어 지적했던 임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 경영진이 급하게 샌프란시스코 본사 건물에서 빠져나갔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트위터는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CNN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함에 따라 트위터 임직원 및 주주들에게 드리워져 있던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머스크와 트위터 모두 재판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법원은 머스크와 트위터에 28일까지 인수거래 합의를 끝내거나 11월 재판을 지속하는 선택지를 제시했다.

다만 머스크 본인과 내부 고발자가 제기한 트위터 내 가짜계정 파악 등과 관련해선 사회적 요구에 따른 답변을 내놔야 하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트위터를 비공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트위터 주식은 28일부터 거래가 중단되고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그는 서비스의 콘텐츠 중재 규칙을 완화하고, 알고리즘을 더 투명하게 만들고, 구독 비즈니스를 육성하고, 직원 수를 줄여 트위터를 변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머스크는 또 이날 ‘친애하는 트위터 광고주들에게’(Dear Twitter Advertisers)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트위터 인수 배경에 대해 “돈을 더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를 돕기 위해 트위터를 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트위터는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모두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무질서하게 싸우는 지옥풍경(free-for-all hellscape)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위터 사용자에게 가능한 한 자신의 욕구와 관련된 광고를 보여주는 것은 필수적이다. 사용자에게 올바른 광고가 제시됐을 때 기쁨을 주고, 즐겁게 하거나 정보를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앞으로 트위터가) 당신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기업을 성장시키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광고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며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FT 등은 머스크가 과거 트위터의 광고 의존도를 낮추길 원한다고 밝힌 뒤 광고주들의 우려가 커진 만큼, 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무료 지옥’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위터는 광고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지난 2분기 매출 가운데 광고가 90% 이상을 차지했다.

한편 CNN은 머스크가 수차례 언급·약속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복구 및 그의 복귀 여부에도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머스크의 트위터 운영에 따라 내달 8일 미국 중간선거와 2024년 대통령 선거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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