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는 감찰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이 감찰 종료 이후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영전하는 것을 보며 검찰 조사에서 “세상 희한하게 돌아간다”고 진술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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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미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2차 공판기일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전 청와대 특감반 데스크 김모 사무관은 이같이 증언했다.
청와대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 비위에 대한 감찰을 진행할 당시 김 사무관은 특감반 데스크를 맡았다. 특감반 데스크는 특감반장의 지휘 아래 각 반원들이 수집한 정보를 취합하고 보고하는 일종의 선임과 같은 역할을 한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 관련 첩보는 특감반이 자체 생산한 것으로 직접 조사한 사건으로, 그만큼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건은 비위사안이 중요하고 첩보 신빙성 역시 높았던 것 아니냐”라고 물었고, 김 사무관은 “네. 당시 특감반은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 조사를 해서 좀 더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답했다.
다만 당시 윗선의 지시로 감찰이 종료된 직후 이인걸 특감반장이 ‘이 새끼 진짜 감찰해야하는데’라고 말한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특감반원들은 드러내고 반발은 없었지만, 나중에 이야기들이 나왔다”며 “깔끔하게 마무리가 안된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또 유 전 부시장과 같이 고위공직자가 최소 1000만원 이상 금품이나 향응을 수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 “어느 정도 확인됐으면 수사나 징계를 의뢰한다”며 사표만 받고 사안을 정리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비위 공무원에게 직접 사표를 내라고 요구할 권한이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사람이 사직 후 다시 고위직으로 가는 것에 대해 검찰 조사 당시 ‘세상이 희한하게 돌아간다’고 진술한 사실을 인정했다.
반면 조 장관은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찰 전권은 민정수석에게 있음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재판 참석을 위해 법정에 들어서면서 “고위 공직자에 대한 감찰의 개시·진행·종결은 민정수석의 권한”이라며 이에 대한 감찰을 중단 또는 종결시킨 것을 직권남용이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감찰이 강제적으로 중단됐다는 검찰의 주장과 달리 자연스럽게 종료된 것이란 점을 재차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유재수 사건의 경우 감찰반원들의 수고에도 감찰 대상자가 감찰에 불응해 의미 있는 감찰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저는 당시까지 확인된 비위 혐의와 복수의 조치의견을 보고받고 결정했고, 민정 비서관과 반부패 비서관은 각자의 역할을 다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조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외에 직무유기 혐의를 예비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측 주장대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강제적으로 중단한 것이 아니며 더 이상 감찰을 할 수 없어 종료한 것이라면, 오히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직무유기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취지다.
이외 검찰은 유 전 부시장 감찰 당시 이 특감반장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은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두 건으로 고발됐는데, 법리상 이 전 특감반장은 직권남용의 상대방으로 본다”며 “직무유기 부분은 당시 특감반 상황에 비춰 처벌 가치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