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국세청장 "中企 세무조사 부담 줄이고 대기업 탈세 현미경 검증"

이진철 기자I 2019.08.12 11:00:00

취임 후 첫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 국세행정 운영방안 확정
비정기 세무조사 감독 강화, 부실과세 축소방안 마련
대기업 대재산가 '금융거래TF' 신설, 탈세 대응역량 강화
"세수감소 우려, 치밀한 세수관리 차질없이 조달"

김현준 국세청장(앞줄 왼쪽 5번째)과 전국 세무관서장들이 12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국세행정 운영방안의 성공적인 완수를 다짐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김현준 국세청장이 전국 세무관서장 286명이 한자리에 모인 회의에서 논어(論語)의 계씨(季氏) 편에 나오는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을 강조했다. 이는 ‘국민은 가난함보다 공정하지 못한 것에 걱정하고 분노한다’는 의미로 반칙과 편법을 통한 불공정 탈세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한 것이다.

국세청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기업실적 악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세입여건의 위험요인이라고 판단하고, 치밀한 세수관리로 세입예산을 차질없이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세청은 12일 김현준 청장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개최해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하고 적극 실천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 본청 납세자보호委 권한 강화.. 세무조사권 남용 통제

이날 발표한 국세행정 운영방안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세무조사 부담을 줄이고 세무조사권 남용 우려가 없도록 내부통제 장치를 먀련하기로 했다.

국세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납세자보호위원회’ 심의 대상을 세무조사에서 일반 과세절차 전반으로 확대한다. 또한 비정기 세무조사의 선정기준, 절차, 통계 등 현황을 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주기적으로 보고·자문하는 절차를 도입해 실질적 외부감독 강화하기로 했다.

납세자보호담당관의 ‘세무조사 중지 승인’ 제도를 신설하고, 납세자보호관의 조사팀 교체명령권 등 감독권한 법제화도 추진한다. 아울러 본청 ‘과세품질 혁신추진단’을 본격 운영해 부실과세 축소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대형 회계법인 등의 기획성 고액 경정청구에 대해서는 본청 및 지방청에 검토TF를 구성해 사안별 통일된 처리방향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사실관계 소홀 등 부실과세에 따른 책임 강화를 위해 조세심판원 불복 인용시 귀책 정도에 따라 성과평가 반영, 인사경고 등 엄중 조치하기로 했다.

민생경제 활력을 뒷받침하는 일본 수출규제 피해 중소기업에 세무조사 유예 등 세정지원 방안도 신속히 집행하기로 했다. 성실 납세자의 세무부담 경감을 위해 전체 조사건수 및 비정기 세무조사 비중을 축소 운영하고, 납세담보를 면제해주는 기준금액을 현행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시행할 계획이다.

◇ 서울청 ‘금융거래 분석TF’ 신설.. 대기업 탈세 현미경 검증

대기업·대재산가를 비롯해 신종 분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켓은 빅데이터센터와 금융거래분석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해 탈세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강화한다.

최근 금융기법을 활용한 지능형 탈세를 차단하기 위해 서울지방국세청 산하에 ‘금융거래 분석 TF’를 신설해 금융상품의 조사지원·연구 등을 맡게 된다. 역외탈세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는 것에 대응해 ‘국제거래조사 지원팀’은 이전가격 적정성 검토와 과세문서 감정 등 포렌식 역량도 강화한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국내 매출액을 축소 신고하면서 상시 파악이 어려운 해외 현지버인 매출액은 은닉하는 빙산형(Iceberg) 기업의 역외탈세와 다국적 기업의 공격적 조세회피에 효율적으로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도 대기업 및 사주일가의 차명재산 운용, 기업자금 불법유출, 제2자 우회거래를 이용한 신주인수권 증여 등 변칙 자본거래를 통한 편법 경영권 승계 등의 정밀 검증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세청 제공
◇ 경제 불확실성 세입예산 차질없이 조달 주력

국세청은 성실신고 지원에 주력해 세입예산이 차질없이 조달되는 것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6월까지 세수는 151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000억원 감소했고, 세수 진도비(2019년 예산대비 세수실적)는 53.3%로 전년보다 0.3%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자산거래 감소, 세율인하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양도소득세(-1조5000억원), 증권거래세(-1조2000억원), 개별소비세(-6000억원), 교통세(-9000억원) 등이 주요 감소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세청은 세수진행 상황은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느나 분야별 세수진행 상황과 경제 리스크 요소에 대한 상시 모니터일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과세인프라 확충과 정보통신(IT) 기반 분석시스템 보강 등 보다 정교한 세원관리로 안정적 세입기반을 마련하고, 고액·중요 불복사건에 대한 소송 패소를 줄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준 청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확대되고 일본 수출규제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우리 경제는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본연의 업무인 성실납세 지원, 공평과세 구현, 세입예산 조달, 민생경제 지원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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