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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日히타치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 10% 점유 목표"

남궁민관 기자I 2017.12.04 14:16:19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신설, 한국 재공략 박차
한국 엘리베이터 신설수요 4만대…세계 3위 시장
현대 비롯해 오티스·티센·미쯔비시 등 경쟁 가속화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법인 설립 발표회에서 경영진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손승봉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사장, 카타야마 츠네아키 회장, 사토 히로시 빌딩시스템 비즈니스 유닛 최고경영자, 나가시마 마코토 글로벌 승강기사업부 아시아 중동사업 총괄 본부장.(사진=뉴스1)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전세계 5위 엘리베이터업체 히타치가 철수 18년만에 한국 시장에 재진출한다. 한국 내 생산거점 추가 설립을 고려할만큼 공격적인 공략 의지를 보이면서 앞서 한국 시장에 진출한 독일과 미국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구도 역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일본 히타치제작소그룹은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법인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를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강남구 캠코양재타워에 둥지를 튼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지난 6월23일 자본금 43억2000만원을 들여 법인 설립을 마치고 이날 기자간담회 이후 본격적으로 국내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이번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설립은 히타치의 한국 시장 재진출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히타치는 1968년 LG산전과 기술 제휴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해 1999년 LG산전의 엘리베이터사업부문이 오티스에 매각되면서 철수했다. 진출 당시 서울 여의도 63빌딩과 한국무역센터 빌딩 등 초고층 빌딩을 비롯해 총 500여대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도 했다.

◇“연간 1000대 목표…한국 생산거점 준공도 적극 검토”

재진출인만큼 한국시장 공략의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일단 진출 초기 수백대 수주로부터 시작해 중장기적으로는 최대 10%까지 한국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주량이 계획한대로 증가할 경우 한국 내 생산공장 설립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나가시마 마코토 히타치제작소 글로벌 승강기사업부 아시아·중동 사업 총괄본부장은 “일단 내년 500대 수주를 현실적 목표로 잡았으며, 연간 기준 1000대 수주 목표량을 달성하면 한국 내 생산공장 설립도 검토할 것”이라며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해 티센크루프, 오티스 등 업체들이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파고들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내 엘리베이터 관련 대학과 기술제휴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구체적인 공략 대상으로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을 지목했다. 손승봉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사장은 “히타치의 장점은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초고층 빌딩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법인 설립 시점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지만 GBC 엘리베이터 입찰에 참여해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 및 기술 전수 등 한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기여도 약속했다. 사토 히로시 히타치제작소 빌딩시스템 비즈니스 유닛 CEO는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한국인 경영자 중심으로 한국직원들을 지속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라며 “한국 디자인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한국 고객 수요에 맞는 맞춤형 디자인을 개발 중이며 판매와 조달, 설치 역시 한국기업들과 협력해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발전해갈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사장은 “1970년대 당시 일본 최고 속도인 분속 540m 엘리베이터는 곧바로 63빌딩에 적용됐으며, 1990년대 한국 최초 인버터 엘리베이터 역시 히타치의 기술전수를 통해 이뤄졌다”며 “이번 한국 재진출 역시 한국 엘리베이터 기술 발전에 한번 더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3위’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 글로벌 격전지로

이같이 히타치가 한국 시장을 다시 주목하게 된 것은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히타치 추산 한국 엘리베이터 신설 수요는 약 4만대로 추산된다. 이는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전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다. 최근 서울시 등 주요 도시에서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정부의 안전관리법규 개정으로 기존 엘리베이터들의 교체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동중인 엘리베이터 수는 60만대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적극 투자에 나선 상황인만큼 히타치 역시 한국 시장 안착을 위해 이들과의 경쟁은 불가피해보인다. 현재 한국 시장 업체별 점유율은 현대엘리베이터가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독일 티센크루프(26%)와 미국 오티스(12%), 일본 미쯔비시(3%) 등 글로벌 엘리베이터 업체들이 뒤를 잇고 있는 상황이다.

티센크루프의 경우 이미 천안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20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기도 했다. 미쓰비시는 올해 2월 송도국제도시에 총 305억원을 투자해 엘리베이터 제조시설 및 글로벌 R&D 센터 건립에 돌입했으며, 오티스 역시 지난달부터 송도에 동일한 시설 건립에 나섰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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