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자 차츰 바닷물이 빠지면서 바닷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해변과 석대도 양쪽에서 바다 한가운데를 향해 열리는 바닷길이 닿을 듯 닿을 듯 완전하게‘개통’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바다가 빨리 열리지 않아 답답한 얼굴들이다. 씩씩한 걸음으로 무리를 뚫고 앞으로 나서는 이들이 있다. 장화를 신은 사람들이 저벅저벅 당당하게 바닷물을 튀기며 석대도 쪽으로 건너간다.‘ 장화부대’뒤를 ‘비닐부대’가 뒤따른다. 장화를 챙길 정도로 준비성이 철저하진 않으나, 어디선가 비닐봉지를 구해다 신발에 덧씌운 적극적인 아낙들이다. 구두나 운동화, 등산화를 신고 온 이들이 부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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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5분, 해양조사원이 공지한 시각이 안 됐지만 바닷길이 거의 완전하게 열렸다. 바다였나 싶을 정도로 마른 땅이다. 기다리던 사람들이 걸음을 재촉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호미, 갈퀴 심지어 야전삽까지 손에 쥐었다. 조개껍데기가 더덕더덕 붙은 돌밭 사이사이 쪼그리고 앉아서 개펄을 판다. 조개 채취로 큰 재미를 보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에이, 이걸로 기념품이나 삼고 만족해야지.” 패딩 파카와 장화로 무장한 중년 여성이 텅 빈 양동이에 빨간 불가사리 하나를 던져 넣는다. 소득이 없어도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났다.
이날 바닷길은 섬까지 완벽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물론 건너려면 건널 수는 있는 야트막한 물길이긴 하다. 보령시 관광과 이윤영씨는“보름날과 그믐날에서 멀어질수록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도 거리도 짧다. 섬까지 닿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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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20분, 해변에서 안내방송이 확성기를 통해 울린다.‘ 바닷길이 곧 닫히니 속히 해변으로 돌아오라’는 안내 혹은 경고 방송이다. 바닷물, 빠질 때는 애태우게 더디더니, 차오르는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순식간에 발아래 바닷물이 고였다. 바닷길이 빠르게 사라져갔다. 그제야 해변으로 사람들이 달려온다. 이미 늦었다. 바다에 갇힌 사람들, 발을 동동 구른다. 할 수 없다. 신발이 젖는 걸 감수하거나, 신발과 양말까지 벗고서 발목까지 차오르는 차가운 바닷물을 저벅저벅 걸어나온다. 어디선가“호호”웃음소리가 들린다.“ 결혼생활 20년 만에 남편 등에 업혀보긴 처음이네.”40대 중반의 여성, 신났다. 남편, 등산화가 젖었지만 썩 기분 나쁜 표정은 아니다. 오후 1시 35분, 바닷길이 완전히 닫혔다. 길이었던 바다를 갈매기만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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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을거리_ 보령의 이름난 먹을거리는 키조개와 '천북굴'이다. 보령 오천항은 키조개로 이름난 항구다. 오천항에선 키조개를 회 또는 볶음 요리로 즐길 수 있다. 키조개 양념구이 3만·4만원, 키조개 회 4만원 정도 받는다. 양념구이와 회를 절반씩 해달라고 해도 된다. 오천항 웬만한 식당에선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항구가 아닌데다, 무창포 등 보령 다른 지역에서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보령 천북면 장은리 굴단지는 굴로 유명하다. 이곳 굴은 통영 등 다른 지역 굴보다 씨알이 작지만 탱탱하다. 굴과 조개 중간쯤 되는 맛. 숯불에 굴이 더덕더덕 서로 붙은 덩어리를 올려 구워 먹는 '굴구이'가 이름났다. 천북굴 한 바가지면 남자 어른 넷이 먹어도 충분하다. 굴밥, 굴 칼국수로 식사하면 된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굴 한 바가지 2만5000원, 굴밥 7000원, 굴 칼국수 4000원 정도 받는다. 굴구이 식당 수십 개가 굴처럼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
◆ 가는 길_ 서해안고속도로-웅천(무창포)IC-무창포해수욕장
◆ 무창포해수욕장 www.muchangpo.or.kr
보령시 관광과 (041)930-3541~2 ubtour.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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