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 높아
2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신용등급 상향 조건 중 하나인 계열사 안정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BBB+’로의 상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 두산은 계열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지난해 6월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긍정적’ 등급 전망은 중기적으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 2020년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당시 두산중공업이었던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지원과 과중한 재무 부담을 이유로 두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두산의 신용등급 상향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는 것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034020)와 두산밥캣(241560)의 신용등급이 상향된 영향이 크다. 두산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켓의 상황이 개선되면서 그룹 전체에 긍정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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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도 원자력 사업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말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해 12월 두산에너빌리티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했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 ‘BBB’로 올라선 이후 1년 9개월 만의 일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여전히 ‘BBB(긍정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조만간 상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한기평은 “신용등급 상향은 수주잔고가 양적·질적으로 개선되고 발전 기자재 사업영역이 다변화됐기 때문”이라며 “배당금 수익 증가, 비경상손실 축소에 따라 실적변동성이 완화된 것도 긍정적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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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두산의 ‘BBB+’ 복귀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두산 신용등급은 나신평을 기준으로 1991년부터 1996년까지 줄곧 더블 에이(AA)급을 유지해오다 1996년 말 A+로 강등됐고 외환위기 영향권에 들었던 1997년 4월 BBB, 같은 해 12월 BB+로 하향조정되면서 투기등급으로 밀려났다. 계열사 매각을 통해 그룹 구조조정에 나선 덕에 2000년 3월 BBB-로 올라서 투자적격등급을 회복했다. 이후 2001년 7월 BBB로 상향조정됐고 2007년 BBB+, 2008년 A-를 거쳐 2014년 A+까지 올라섰지만 지난 2019년 다시 BBB+로 떨어졌고 2020년에 BBB로 내려앉은 상태다.
올해 BBB+로의 복귀가 점쳐지는 이유는 주요 계열사들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 역시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해 3분기 연결 누계기준 영업이익은 1조1699억원으로 전년 동기 8951억원 대비 3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조915억원에서 13조8582억원으로 14.6% 늘었다. 두산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도 147.1%로 재무안정성 판단 기준이 되는 200%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실제 한신평은 두산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의 신용도가 개선될 경우 두산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도 두산밥캣의 신용등급을 상향하는 과정에서 두산이 최근 수년간 자회사 및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상당히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두산은 보유 자산을 기반으로 지주사 차원의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창출력과 계열로부터의 현금흐름 개선, 투자 완화 등을 바탕으로 자체 재무부담을 완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