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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어른이보험을 판매했던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일제히 기존 어린이보험의 가입연령을 낮추거나 상품명에서 ‘어린이’를 삭제하는 등 상품 개편 작업을 마쳤다.
어른이보험은 어린이·자녀보험 가입 가능 나이를 30대까지 확대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험료는 일반 상품에 비해 저렴한 대신 보장이 두터워 20~30대 젊은 세대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보험으로 인기를 끌었다. 5대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어린이보험 보험료는 지난해 기준으로 6조원에 육박한다. 4년 전에 비해 약 60% 늘어난 수치다.
보험료도 싸고 소비자에게 잘 팔리던 상품에 손을 대는 이유는 ‘상품 본질이 변질됐다’는 지적이 일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어린이보험 상품 판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입 연령이 기존 15세에서 30세, 35세 등으로 점점 늘자, 실제 어린이에게 발생 빈도가 낮은 성인 질환 담보들이 불필요하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봤다. 소비자가 보장 내용을 오인하지 않도록 오는 9월부터 최고 가입 연령이 15세를 넘는 상품에 대해선 ‘어린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도록 했다.
보험사들은 당국 지도에 따라 어린이보험의 연령을 다시 낮춰 잡았다. 삼성화재는 이달 23일 자녀보험 신상품인 ‘New 마이 슈퍼스타’를 출시했다. 이는 기존 상품인 ‘마이 슈퍼스타’ 보험의 가입 연령을 태아~30세에서 태아~15세로 조정한 상품이다. 보험기간은 80, 90, 100세까지 선택 가능하다.
어린이보험의 전통강자로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와 ‘굿앤굿어린이스타종합보험’ 등 두 가지 어린이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현대해상도 상품 손질을 마쳤다.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은 가입 나이를 15세 이하로 연령을 낮추고 굿앤굿어린이스타종합보험은 명칭에서 어린이를 삭제할 방침이다.
DB손해보험도 내달 1일부터 ‘아이러브(I LOVE)플러스건강보험’의 가입연령을 35세에서 15세로 축소한다. 어른이보험 35세 시대를 열었던 KB손해보험의 ‘KB금쪽같은 자녀보험’의 가입연령도 15세로 낮췄다.
메리츠화재 역시 ‘내맘같은 어린이보험’ 상품 연령대를 15세로 내린다. 20세까지 가입 가능한 상품의 최대 가입 연령대는 15세로 조정하고, 21~35세 대상 상품은 정리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기존 상품의 가입 연령대를 1~20세, 21~35세로 나눴었다.
보험업계는 30대 중반까지 가입이 가능했던 어른이보험에 제동이 걸리면서 연령을 세부적으로 나눈 상품들이 시장에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현대해상은 지난 4월 2030세대 특화한 ‘굿앤굿2030종합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도 가입 연령을 세분화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정 연령대에 맞춘 상품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2030세대의 수요가 옮겨 갈 수 있는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관련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