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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생각해야" 무배당 안건 돌려보낸 SK이노 이사회

경계영 기자I 2022.01.28 14:48:11

SK이노베이션 이사회서 첫 부결안건
이사회 "주주 신뢰·주주가치 제고해야"
대규모 투자 부담에 주식 배당 가능성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배당하지 않기로 한 방침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주주 신뢰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이유로 무배당 안건을 부결하면서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28일 2021년도 실적 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이사회에 상정한 무배당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에서 안건 의결이 보류된 적은 있지만 부결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결 보류는 찬반 결정을 하지 않고 차기 이사회에서 재논의하는 것과 달리 부결은 찬반 표결에서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비우호적 경영환경 속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성장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지출과 재무구조 영향을 고려해 무배당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했지만 이사회가 이를 부결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주주 신뢰 제고와 주주 환원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의 필요성을 고려해 논의 끝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한 해 주주 배당을 생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7656억원으로 증권가 전망치 2조3178억원을 밑돌긴 했지만 흑자로 돌아섰고, 배터리(이차전지)·석유개발(E&P)사업을 물적 분할한 것과 관련한 주주 불만을 잠재울 만한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사례는 SK그룹이 강화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이사회가 단순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역할하고 있다는 방증이어서다.

앞서 지난해 7월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 당시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인 김종훈 사외이사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성공적으로 실현하려면 ESG 중심의 새 경영체계 안착이 중요하다”며 “더욱 고도화한 선진 지배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사회의 의견과 결정을 반영해 2021년도 배당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향후 이사회에서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이차전지) 등 올해만 6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비(CAPEX)가 예정돼있는 SK이노베이션이 현금 배당 대신 주식 배당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임시 주주총회에서 SK이노베이션은 주주에 대한 이익 배당을 금전 외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꿨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겸 사외이사가 지난해 7월1일 SK이노베이션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는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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