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허가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이 부각돼 글로벌 백신 생산 주요 업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생산량 및 공급량 결정은 전적으로 모더나에 달려 있어 국내에 백신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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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5월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백신 제조시설에 대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았고, 같은 날 질병관리청 신청에 따라 긴급사용승인이 결정됐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초도생산물량(PPQ) 243만5000도스가 국내에 먼저 공급됐다. 이후 모더나코리아는 11월 초 스파이크박스주라는 제품명으로 식약처에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약 한 달 만에 품목허가가 결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식약처 허가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국내 의약품 제조공장에서 생산된 모더나 mRNA 백신의 국내 판매 및 수출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타국에서도 믿을만한 레퍼런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앞서 지난 11월 26일과 12월 2일 필리핀과 콜롬비아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기도 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한국 정부와 모더나의 신속한 대응과 긴밀한 협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제품이 국내 첫 mRNA 백신 품목허가를 받게 된 것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품질과 스피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입증할 수 있어 자랑스럽고, COVID-19 팬데믹과의 전쟁에서 백신 공급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안정적인 백신 공급을 위해 정부 및 고객사와 지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스티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식약처의 신속한 품목허가 결정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모더나 COVID-19 백신 완제품 생산 파트너십은 모더나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능력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모더나는 생산 파트너들과 함께 COVID-19 팬데믹 종식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하청 생산’인 점은 변함이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감염내과 교수는 “효과나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되고 공장에 대한 검증이 끝나 정식 승인한다는 것 외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번 허가가) 국내에 백신이 좀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스위스 론자에서 원액을 받아 완제품으로 패키징하는 점, 그리고 생산량과 공급량을 모더나가 결정하는 점은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도 “생산물량과 공급은 전적으로 고객사 결정에 따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