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계획은 총 22개로 8개가 종료됐고,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은 14개다.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기업 중 큰 주목을 받았던 곳은 △셀트리온(068270) △GC녹십자(006280) △대웅제약(069620) △신풍제약(019170) △부광약품(003000) △종근당(185750) 등이었다. 셀트리온은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임상 2상을 마치고 조건부 허가를 받아 상용화에 성공했고, 이후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해 지난 17일 정식 허가를 받았다.
|
기본적으로 임상 결과는 주평가지표와 보조지표인 2차 평가지표를 평가하는데, 주평가지표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임상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GC녹십자는 지코비딕주 임상 2상에서 탐색적 유효성 평가 결과 입증된 치료 효과를 제시하지 못했고, 종근당 나파벨탄은 임상 2상 주평가지표인 임상적 개선 시간에서 시험군과 대조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웅제약 코비블록도 주평가지표가 임상적 개선 시간을 보는 것이었지만 바이러스 사멸까지 걸린 시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신풍제약 피라맥스와 부광약품 레보비르는 음성 전환율이 주평가지표였지만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임상시험 주평가지표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실패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신약개발 기업 관계자는 “임상시험에서는 주평가지표 데이터가 절대적이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주평가지표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임상실패로 간주된다. 코로나 치료제의 경우 대다수 기업이 유효성 입증에 실패해 기대치가 낮아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2차 평가지표 등 또 다른 부분에서 유효성을 입증했다며 실패를 인정하기보단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임상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 이는 비단 코로나19 치료제 기업들에만 해당하는 사례는 아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주평가지표에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실패로 보는 것이 맞지만, 그 외 2차 평가지표 등에서 유효성이 확인된다면 신약개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효성을 입증한 데이터를 토대로 임상 설계를 변경해 다시 임상시험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이 또다시 임상에 나서는 것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임상시험을 끝낼 수 없는데다, 일말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상 끝까지 가고자 하는 의지도 있다. 물론 주주나 주가에 대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임상 2상에서 주평가지표를 입증하지 못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업 중 상당수는 임상 2상 또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임상대상 환자를 기존 중증환자에서 중증 고위험군 환자로 바꿔서 다국적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고, 부광약품은 주평가지표를 음성 전환율에서 바이러스 감소 효과로 바꾼 뒤 임상 2상을 완료해 오는 9월 말 또는 10월 초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신풍제약이 임상 3상을 승인받았고, 대웅제약도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사 관계자는 “비록 지난 임상 2상에서 주평가지표를 입증하는데는 부족했지만, 2차 평가지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회사에서도 임상 설계를 변경해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