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중국과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공동 시행을 협의·추진하고 한·중 인공강우 기술 교류 및 공동실험을 추진하겠습니다.”
조명래(사진) 환경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되는 경우 긴급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실질적인 저감 협력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연구·조사 중심의 청천 프로젝트를 양국 간 대기오염 저감 협력 전체를 아우르는 대표 브랜드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신뢰와 내실에 기반해 서로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윈-윈 협력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환경부는 국민들의 우려가 집중된 국외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해 고농도 미세먼지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경우 한·중 양국이 자국의 비상저감조치 시행 현황을 공유하고 나아가 비상저감조치를 양국이 공동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중국과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 환경장관회의에서 합의했던 인공강우 기술 교류도 추진한다. 인공강우 기술력은 중국이 우리보다 앞서 있는 만큼 서해 상공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연내 공동 실험을 추진할 수 있도록 협의해나간다.
◇ 한·중 조기경보 시스템 구체화…정보공유 협의 개시
한·중 양국이 함께 미세먼지 예보 및 조기경보 시스템을 만들어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구체화시켜 나간다. 지난 2월 한·중 환경장관회의에서 조기경보체계 구축 이행계획에 합의한 만큼 올해 상반기에는 양국 전문가로 실시간 예보 전송방식, 예보주기 등 예보정보 공유를 위한 공동 워크숍도 개최할 계획이다.
향후 미세먼지 조기경보체계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본격 운영하면 2~3일 전 조기경보가 가능해지고 현재 3일 예보도 7일 예보로 확대해 보다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 하반기 중 주간 예보를 시범운영하고 이틀 후 고농도 예상 시 하루 전부터 예비저감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미세먼지 핵심 감축 대책인 사업장 배출기준 강화, 노후 경유차 감축 등의 정책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 당장 시행해 즉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미세먼지 저감 수단도 총동원한다.
고농도 시 석탄발전 80% 상한제약 대상을 40기에서 60기로 늘리고 저유황탄 사용을 확대(0.54%→0.4%)하는 한편 노후 석탄발전 2기(보령 1·2호기)는 추가 조기폐쇄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고농도 대응을 위한 조치 중 하나로 학교나 공공건물의 옥상 유휴공간에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공기정화설비 시범 설치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검증해볼 예정이다.
◇ 발령일수 따라 단계별 조치 강화…지역별 차량부제 자율 실시 검토
이번 사례처럼 고농도가 지속돼 비상저감조치가 연속으로 발령되는 경우에는 단계별로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에는 비상저감조치가 연속적으로 발령되더라도 5등급 차량 운행제한, 발전소 80% 상한제약 등 일률적인 조치만 시행됐던 반면 발령 일수에 따라 단계별로 강화된 조치를 시행해 저감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자동차의 경우 현재 5등급 차량 운행제한에 더해 3일 이상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에는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국가·공공차량을 전면 사용제한하고 5일 이상 연속 발령되면 추가적인 등급제 기반 차량 제한, 지역별 차량부제 자율 실시 등 추가 강화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전국 3만6010곳 날림먼지 저감 의무공사장의 공사시간을 단축·조정하고 있는데 3일 연속 발령 시 국가·관급 건설공사 중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터파기 등의 공사를 중심으로 공사시간을 추가로 단축하거나 조정하는 등 강화방안을 마련해 비상저감조치 시행 주체인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향후 공공부문이 솔선수범해 조치를 강화하고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협의해 실효성이 있으면서도 합리적인 운영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국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더욱 과감한 대책들을 발굴·추진하고 모든 부처의 협조를 이끌어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맑은 하늘 지키기’ 범부처 정책브랜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