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토지 3230만 필지를 대상으로 개별 공시지가를 산정한 결과 작년보다 5.08% 상승했다고 30일 밝혔다. 공시지가가 5% 이상 오른 것은 2008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공시 대상은 3230만 필지로, 31만 필지가 새로 편입돼 세금 부과 토지가 그만큼 늘게 됐다. 전국 지가 총액도 4509조 5291억원으로, 지난해(4275조 1332억)보다 234조 이상 늘었다.
전국 시·도 가운데 상승률 1위는 제주도로 27.77% 뛰어 비율로 따지면 다른 지역보다 세 부담이 최소 5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 세종(15.28%), 울산(11.07%), 대구(9.06%)가 뒤를 이었다. 서울은 4.08%로 평균치를 밑돌았으며 대전(3.22%)이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중구 충무로 1가에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로, 13년째 1위 자리를 고수했다. 표준지 공시지가 대상이기도 한 이 땅은 3.3㎡당 공시지가가 2억 7423만원(1㎡당 8310만원)이다. 부지 면적이 총 169㎡ 규모인 이 건축물의 토지가액은 지난해 1366억 여원에서 올해는 1407억 여원으로 3.01% 올랐다. 이로 인해 보유세 부담도 3.80%(6981만→7246만여원) 증가한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시지가 10위는 모두 서울 명동에 있는 땅이었다. 1위 부지에 이어 서울 중구 충무로 2가 ‘로이드 쥬얼리샵’ 땅이 3.3㎡당 2억 7109만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순위 10위까지 모두 명동 상권에 있는 땅이 차지했다.
올해 개별 공시지가 열람 및 이의신청은 다음달 30일까지 인터넷 사이트 ‘부동산공시가 가격 알리미’ 또는 해당 지역 시·군·구 민원실에서 가능하다. 이의신청이 타당할 경우 개별 공시지가를 조정해 재공시한다.
◇땅값 5% 오르면 세부담은 5~6%
올해 공시지가가 전국 평균 5% 오르면서 세 부담은 5~6% 뛴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종합합산 대상인 5억원 이상 토지는 공시지가보다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난다. 30일 국민은행 WM컨설팅부 도움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송파구 석천동 250㎡ 규모의 나대지는 지난해 공시지가 9억 8543만원에서 올해 10억 3549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5.08% 올랐다. 이에 따른 보유세는 지난해 666만 여원에서 올해 712만원으로 6.77%나 뛴다.
전국 시·도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제주도 세 부담도 상당하다.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 면적 170㎡ 규모의 나대지(지상에 건축물이 없는 땅)는 지난해 공시지가 1212만 1000원에서 올해 1548만 7000원으로 27.77% 올랐다. 이 부지는 재산세도 같은 비율인 27.77% 올라 지난해 3만 2240원에서 올해는 4만 1194원을 내야 한다.
서울은 4.08% 공시지가가 상승하면서 대략 보유세는 4~5% 뛴다. 서초구 양재동 379㎡ 규모의 나대지는 지난해 공시지가가 17억 2118만원에서 올해 17억 9142만 5000원으로 올랐다. 이 나대지는 종부세(종합합산) 대상으로 땅 주인이 내야 할 보유세는 지난해 1330만 5043원에서 올해 1393만 8652원으로 60만원(4.76%) 정도 늘어난다.
울산 중구 반구동의 건축물은 지난해 공시지가가 3억 140만 9000원에서 올해는 3억 3477만 4000원으로 11.07% 뛰었다. 이로 인해 땅 주인이 내야 할 재산세는 지난해 81만 4929원에서 올해는 93만 1708원으로 12만원 이상(14.33%) 더 내야 한다. 공시지가 11% 오르자 세부담은 14% 이상 뛴 것이다. 정진형 국민은행 세무위원은 “재산세 등 보유세는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액)이 클 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를 적용하기 때문에 공시지가 상승률이 클 수록 세 부담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