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고 명확했다. 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지난 4일 이데일리와 만나 “한 번의 탈락으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 유통 인가를 재신청할 것”이라고 선명하게 말했다. 이는 금융당국에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인가를 재신청하고, 유통 인가를 목표로 뛰겠다는 출사표다.
허 대표는 “미국의 스페이스X도 3번의 참담한 실패 끝에 성공을 이뤄냈고, 대한민국 금융을 뒤바꾼 토스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초기에는 고배를 마셨다”며 “위대한 혁신 기업들조차 숱한 실패를 거듭하며 성장한다. 우리도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지고 흔들림 없이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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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루센트블록의 선택을 달랐다. 루센트블록은 7전 8기 각오로 ‘유통 인가’ 재도전을 택했다. 이달 중에 발행 인가를 신청해 사업 공백을 막고,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서 지적받은 미흡했던 부분을 모두 보완해 유통 인가를 재신청하겠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발행 인가 신청은 발행 사업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무인가 사업이 돼 고객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으면서 시간을 확보해 유통 인가를 철저히 준비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선택이지만 허 대표는 “당국과도 소통하고 치열하게 고민한 뒤 내릴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을 나이브하게 순진하게 보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사활을 걸고 루센트블록이 추진했던 플랜A(유통 인가)에 재도전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닌가’하는 의문에도 “탈락 한 번이 우리의 오랜 비전과 혁신을 꺾을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허 대표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 불확실성보다 루센트블록이 탈락한 예측할 수 없던 불확실성을 먼저 볼 것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사실상 토큰증권발행(STO) 1호 기업으로 정부의 규제샌드박스를 믿고 혁신을 먼저 시도한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오히려 퇴출될 위기에 처해서다. 허 대표는 “열매(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제도화)가 맺혔는데 그 땅을 수년간 일궈온 원주민(루센트블록)이 오히려 쫓겨나는 예측 못했던 상황을 우선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그렇다고 루센트블록이 현실 탓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허 대표는 “당국이나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작은 우려사항 하나까지도 선제적이고 완벽하게 해소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며 △인재 영입을 통한 기술력·운영 역량 강화 △내부통제 기준 재정비를 예고했다.
특히 그는 허 대표의 ‘과반 대주주 지분’ 이슈 관련해서도 “우려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배구조를 즉각 변경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50만명의 고객 확보, 7년여간 고객과의 거래(B2C) 경험 등을 통해 경쟁력을 보일 것임을 예고했다.
허 대표는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루센트블록이 여기까지 온 것은 루센트블록이 잘 나서가 아니라 관심 가져주신 많은 감사한 분들 덕분”이라며 “큰 어려움에도 묵묵히 걸어오면서 포기할 줄 모르는 훌륭한 벤처 동료들을 본받아 우리 몫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사업을 하다 보면 족보가 없다며 무시당할 때도, 거대한 벽 앞에 좌절하고 괴로울 때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여러분이 믿는 그 혁신의 가치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허 대표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약 100분간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금융위가 지난달 13일 수익증권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발표 이후 어떻게 지냈나?
△정말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현실을 직시하자면, 7년간 구성원들이 피땀 흘려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인가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총론적으로는 대표인 제 부족함 탓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구정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연락을 주시고 시간을 내어주셔서 뵙고 조언을 구했다. “그동안 할 만큼 했으니까 이제는 회사를 폐업하면 어떻겠냐”, “이러다가 사람이 진짜 죽을까봐 걱정된다”, “포기하고 폐업해도 뭐라고 안 할 테니 죽지 말라”는 염려의 말씀도 많았다. 감사한 분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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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조언을 듣고 내린 결론은?
△치열하게 고민한 뒤 내린 결론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탈락’이라는 두글자가 루센트블록의 비전을 꺾거나 정의할 수는 없다. 저희를 믿어주신 50만 고객분들, 헌신해 준 구성원들, 그리고 지지해 주신 주주분들을 위해서라도 멈출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이 온전히 작동했을 때 사회에 줄 수 있는 혁신적 가치를 믿기에 포기할 수 없다.
미국의 스페이스X도 3번의 참담한 실패 끝에 성공을 이뤄냈고, 대한민국 금융을 뒤바꾼 토스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초기에는 고배를 마셨다. 위대한 혁신 기업들조차 숱한 실패를 거듭하며 성장한다. 저희 역시 이 한 번의 탈락으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지고 흔들림 없이 도전해 나갈 것이다.
-유통 인가를 다시 신청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우선 이달 중에 발행인가를 낼 것이다. 이후 부족한 점을 보완해 유통 인가를 재신청할 것이다. 그리고 추가 유통 인가가 나오길 기다릴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금융위와도 이미 소통을 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최우선 과제는 변함없이 50만 고객분들과 주주, 구성원들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작년과 마찬가지로 당사의 서비스가 인가 공백으로 인한 ‘무인가 사업’이 되는 것을 막고자 발행 인가를 우선 신청할 계획이다. 발행 인가 신청을 하면 신청 시간 동안에 샌드박스가 자동 연장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발행 인가 신청 이후 결론이 나올 때까지 6개월 이상 시일이 걸린다.
발행 인가를 신청한다는 것이 루센트블록이 유통 인가를 포기한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고 서비스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가장 책임감 있는 현실적 조치다. 당국이 발행 인가를 내줄지 모르지만, 루센트블록 입장에서 발행 인가를 받을 생각은 없다. 발행 인가 신청은 무인가 사업이 되는 것을 막으면서 시간을 벌고 유통 인가를 준비하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고객분들께 단 한 치의 피해나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과 의지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도 사전에 충분히 소통을 마쳤다. “모두에게 소유의 기회를” 드린다는 루센트블록의 비전은 우회로를 거칠지언정 결코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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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는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구조적인 타임라인 때문이다. 샌드박스는 기본 2년에 2년을 연장해 총 4년의 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 내에 서비스의 편익과 시장성이 검증되면 법제화가 진행된다.
작년 당시는 법제화가 진행 중이었으나, 루센트블록의 샌드박스 만료 시점 역시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었다. 자칫하면 ‘무인가 사업’으로 전락해 고객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제도화의 시차와 금융당국의 권고도 있었다. 당시 법 제도화는 ‘발행’ 부문이 먼저 이뤄졌고, ‘유통’ 부문은 그다음이었다. 즉, 유통이 완벽히 제도화되기 전에 루센트블록의 사업 만료 기간이 도래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법률상 인가 신청을 접수한 상태에서는 심사 기간 동안 규제샌드박스 사업 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절차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우선 먼저 제도화된 ‘발행 인가’를 임시로 신청해 두라고 권고했다.
이에 루센트블록은 우선 당국의 권고대로 우선 발행 인가를 신청해 사업 연속성을 확보했다. 이후 유통 인가 가이드라인이 나왔을 때 기존 발행 인가를 철회하고 본래 목적인 유통 인가를 신청했다. 이는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정해진 적법한 절차를 그대로 따른 결과다. 이번에도 위와 같은 절차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유통 추가 인가가 가능할까? 꼭 유통 인가를 고집할 게 아니라 나중에 상장(IPO) 절차처럼 증권사와 협업하는 구조로 가면 되지 않나?
△인가받은 조각투자 유통 채널이 아닌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유통을 할 수는 없는 구조다.
저희는 앞으로 조각투자 유통 추가 인가가 열려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 토스도 처음에는 인터넷뱅크에 탈락했지만 나중에는 승인을 받았다. 루센트블록도 유통 추가 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사활을 걸고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유통 추가 인가가 정말 가능할까? 과거에도 규제 샌드박스 받은 회사들이 폐업을 많이 했는데, 플랜 B·C를 마련하지 않고 상황을 나이브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이브하게 안이하게 생각한 적 없다. 사활을 걸고 플랜A에 재도전해 보겠다는 것이다. 사실 다른 부처의 규제 샌드박스와 달리 금융위 샌드박스는 애초에 플랜 B·C를 만들 수 없는 구조다. 애초 본사업을 계속하지 않으면 불법이 된다. 따라서 다른 사업을 구상해놓는 플랜 B·C는 애초에 옵션에 들어갈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그리고 과거 규제 샌드박스 사례와 루센트블록 사례의 차이점이 있다. 과거에 규제 샌드박스 관련 제도화가 안 돼 무너지는 사업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샌드박스 케이스 중에 제도화가 되는 케이스는 진짜 극소수다.
하지만 루센트블록이 도전하는 유통 인가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로 제도화가 된 것이다. 이는 루센트블록이 진출한 시장에서 열매가 맺힌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농사를 지은 땅에서 열매가 맺혔는데 이렇게 쫓겨나게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원주민이 원래 살던 땅에서 쫓겨나 산속에서 화전민처럼 살아가게 될 줄 몰랐다. 사실 이런 상황까지 미리 예측하기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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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가 심사 과정을 거치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들이 많았다. 향후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압도적인 1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조직 양면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현재도 훌륭한 인재들이 함께하고 있지만, 더 압도적인 기술력과 운영 역량을 갖추기 위해 훌륭한 동료들을 더 많이 모실 계획이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와 시스템의 무결성을 위해 내부통제 기준과 규정들을 기존보다 훨씬 더 세밀하고 엄격하게 재정비하겠다. 당국이나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작은 우려사항 하나까지도 선제적이고 완벽하게 해소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
-‘대주주 지분 이슈’가 걸림돌로 작용해 탈락 원인 중 하나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분 이슈는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바로잡아야 할 오해들이 있다.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다.
첫째, 개인투자조합의 성격이다. 루센트블록의 2대 주주인 개인투자조합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인한 공식 투자 기구다. 허세영 개인 지분은 단 1주도 포함돼 있지 않다. 기타 개인투자조합들 역시 초기부터 루센트블록의 비전을 믿고 뜻을 모아주신 투자자분들의 조합이다.
다만, 개인투자조합은 절차상 행정 업무를 감당하고 투자금의 5% 이상을 출자해야 하는 ‘업무집행조합원’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저는 창업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그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다. 모든 과정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절차를 적법하게 따랐다. 조합의 의사결정은 수익자 총회를 통해 민주적으로 이뤄진다. 저는 회사의 특수관계인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재량권이 거의 없다.
둘째, 금융당국과의 투명한 소통이다. 이 모든 지분 구조와 조합원 구성은 금융당국에 숨김없이 투명하게 보고됐다. 누가 얼마만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 면밀히 소통됐기에, 이번 인가에서도 대주주 적격성에서 만점을 받았다.
셋째, 벤처 투자의 엄격한 지배구조다. 스타트업은 성장을 위해 후속 투자를 유치하며 자연스럽게 지분이 희석된다. 또한 벤처 투자 계약은 상법보다 훨씬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20~30페이지가 넘는 벤처 투자 계약서를 계약상 모두 공개를 할 수는 없는데 주요 내용을 말씀드리면 이렇다. 예를 들어, 루센트블록은 저를 제외한 주주들의 결의 없이는 주총 안건조차 상정할 수 없는 구조다. 대표이사의 연봉 인상 여부를 비롯한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지분 매각 시에도 투자자들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즉, 창업자의 권한이 철저히 견제받고 사전 검열되는 교과서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배구조를 즉각 변경하겠다. 이 의사 역시 이미 면밀하게 당국에 전달한 바 있다. 추후 유통 인가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부분 역시 이번과 같이 한 치의 의혹 없이 투명하게 소통할 것이다.
-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에 대해 ‘공정위 판단에 따른 조건부 인가’라는 단서가 붙었다. 공정위에 넥스트레이드를 제소한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구체적인 심사 진행 상황을 전부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기에, 현재 공개된 사실관계에 기반해서만 말씀드리겠다.
핵심은 아주 간단하고 명확하다. 넥스트레이드는 당초 이 사업(조각투자 장외거래소)에 직접 진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전제로 당사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하고 NDA(비밀유지계약)를 체결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미팅이 있었고, 핵심 자료들이 전달 됐다.
그러나 넥스트레이드는 루센트블록에 어떠한 사전 통보도 없이 루센트블록의 파트너사들과 동종업계 스타트업들에게 은밀히 연락해 제안을 건넸다. 결국 약속을 어긴 채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루센트블록이라는 한 스타트업의 사례를 넘어 대한민국 모든 벤처기업들와 중소기업들에게 매우 기념비적인 선례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렇기에 공정위 등 유관 기관들을 통해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질 때까지 루센트블록은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기다릴 것이다.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 설립준비위는 지난달 19일 “금융위의 예비인가 조건과 관련해 공정위의 행정조사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성실히 조사에 임해 기술 탈취 의혹이 사실이 아니란 점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는 NXT가 루센트블록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논란에 대해 “(양사가) 업무협력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기술 탈취 등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평가 요소에 반영할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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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이 돈이 좀 될 테니까 발행을 했다가 기회주의자처럼 유통으로 돌아선 게 아니다. 루센트블록은 애초부터 발행과 유통을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당국 권고에 따라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했을 때, 유통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회사를 처음 설립할 때 세웠던 “모든 이에게 소유의 기회를”이라는 비전 때문이다. 그 꿈을 향해 달려온 지 벌써 7년이 넘었다. 이번 인가 경쟁에서의 ‘탈락’ 한 번이 우리의 오랜 비전을 꺾거나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저희에게 이런 뼈아픈 경험이 처음도 아니다.
저희는 극소수의 자산가들만 영위할 수 있던 우량 자산들을 소수의 자산가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투자자도 쉽고 안전하게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이를 통해 더 나은, 더 평등한 자본주의를 만들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실제로 샌드박스 승인을 받기까지 2년 반, 첫 고객을 만나 뵙기까지 무려 3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수천 건의 샌드박스 신청 사례 중 부결 결정이 뒤바뀐 유일한 케이스가 루센트블록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을 해오면서 단 한 번도 길이 평탄했던 적은 없다. 그럼에도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이 사업이 편하고 쉬워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고 긍정적인 가치를 창출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
-대형 금융사들이 뭉친 장외거래소와 비교했을 때, 루센트블록이 그리는 STO 유통 시장은 어떤 점이 다른가?
△가장 본질적인 차이는 ‘B2C 플랫폼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기존 제도권 증권 거래소들은 본질적으로 B2B 모델이다. 그들의 직접적인 고객은 40~50개 남짓한 증권사들이며, 그들 사이의 시스템적 거래만 체결해 주면 된다. 하지만 STO 유통 사업은 수십만, 나아가 수백만명의 개인 고객을 직접 응대하고 관리해야 하는 철저한 B2C 플랫폼 서비스다. 여기에는 고객의 사망에 따른 상속·증여 처리, 고객서비스(CS) 응대, 앱의 사용성 등 기존 거래소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수많은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다.
루센트블록은 이 B2C 서비스를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지난 7년이 넘는 시간과 350억원 이상의 자본을 쏟아부었다. 계좌관리기관 및 예탁결제원과 연동한 최초의 인프라 구축 사례다. 루센트블록 시스템에는 실전에서 부딪히며 얻은 뼈저린 경험과 고도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더불어 기초자산의 ‘발행’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았기에 발행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결국 ‘절박함’의 차이다. 다른 컨소시엄을 이끄는 분들께서도 훌륭하시겠지만 주 7일, 하루 10시간 이상 휴가 없이 회사의 명운을 걸고 뛰는 루센트블록의 결의와 간절함과는 다를 것이라 단언한다. 이 사업이 완전히 꽃피울 때까지 루센트블록은 이 절박함을 무기로 치열하게 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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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와 핀테크, 스타트업 업계에서 꾸준히 논의가 돼왔고 현재 금융당국과 많은 의원님들 사이에서도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논의 중인 개선안들이 실제 정책으로 실행만 된다면 대한민국 벤처 생태계 성장에 엄청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사실 모든 산업의 혁신과 발전 이면에는 수많은 고통과 희생이 수반된다. 루센트블록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저희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먼저 길을 개척하며 희생을 감내했던 수많은 선배 창업가들의 발자취가 있었기 때문이다.
샌드박스라는 실험의 장에서 성공적으로 편익을 입증한 기업들이 본 사업으로 넘어가는 고비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연속성을 보장해 주는 제도적 안전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개선을 통해 앞으로는 저희처럼 샌드박스 만료 시점과 법제화 시차 사이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사례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비록 저희가 이번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었지만, 루센트블록의 사례가 벤처 생태계의 제도를 조금이라도 발전시키는 ‘의미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대단히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혁신을 준비하는 미래 스타트업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이 하나를 키울 때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사업을 하며 “하나의 혁신 스타트업과 창업가를 키워내기 위해선 온 나라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꼈다.
서울이 아닌 지역(지방)에 거점을 둔 회사로서 겪는 숱한 애로사항, 초기 규제와 법률에 대한 무지 등 매순간이 고비였다. 하지만 지자체와 정부의 훌륭한 지원 정책 그리고 조건 없이 손을 내밀어 주신 수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도 결과를 떠나서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분들이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보내주셨다.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하고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제 부족함으로 이번엔 고배를 마셨고 매 순간 좌절감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려 한다. 제가 감히 조언을 드릴 입장은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사활을 걸고 각자의 전쟁터에서 싸우고 계실 동료 창업가분들께 이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역사를 보면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변화는 늘 중심부가 아닌 ‘변방’에서 시작되었다. 오늘날의 실리콘밸리 역시 기득권이 아닌 이민자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구글, 엔비디아, 스페이스X, 테슬라 모두 이민자나 그 2세들이 일군 기적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족보가 없다며 무시당할 때도, 거대한 벽 앞에 좌절하고 괴로울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믿는 그 혁신의 가치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부족하지만 같은 변방에서 고군분투하는 업계 동료로서 여러분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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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주주분들을 많이 만난 것도 복, 지금의 회사 구성원 분들을 이렇게 만난 것도 복, 이번 일로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된 것 자체가 복이라고 본다. 이번 예비인가 결과가 절망스럽고 슬픈 것 같지만, 사실 이 세상에 억울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지 않나. 그럼에도 루센트블록에 관심을 가져주고 공감을 해주고 응원·격려해주는 자체가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이번 일로 배운 게 있다면 분명한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루고자 하는 루센트블록의 목표(유통 인가)는 확실하다는 것이다. 당장 내일 뭔가 발표가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깊이 고민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로또 긁듯이 요행을 바라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골방에서 혼자 운다고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 멋지게 잘 간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내면을 보면 별의별 고충이 많다. 세상사라는 게 쉽게 얻는 것은 쉽게 잃는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출사표를 던지듯 지금 다시 신발끈을 조여매고 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