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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1월 CPI 2.5%↑…"수요 여전히 약해, BOJ 완화 유지할듯"(종합)

방성훈 기자I 2023.12.22 17:15:45

시장 전망치 부합… 두달만에 둔화·작년 7월 이후 최저
27개월째 전년比 상승…20개월 연속 BOJ 목표 상회
"서비스 상승 가속화했지만 임금인상 일부 기업 편중"
BOJ, 임금·물가 선순환 확인까지 금융완화 지속할 듯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의 11월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2.5%를 기록, 27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다만 상승폭은 둔화해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은행(BOJ) 목표치(2%)를 웃도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지만, 대규모 금융완화를 끝내기엔 수요 중심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약하다는 평가다. 이에 BOJ가 한동안은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도쿄의 슈퍼마켓.(사진=AFP)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이날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을 제외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대비 2.5% 상승해 두 달 만에 둔화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것으로 2022년 7월 2.4%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 동월대비 상승 추세는 27개월째 지속했고, 20개월 연속 BOJ 목표치(2%)를 웃돌았다. 하지만 2022년 8월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2%대를 기록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일본의 CPI는 작년 5월 처음으로 2%를 넘어섰고, 같은해 9월부터는 3%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1월 4.2%로 정점을 찍은 뒤 전달까지 3%대를 유지하며 서서히 둔화했다.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대비 3.8% 올라 3개월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신선식품을 포함한 종합 CPI 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11월 상품 가격 상승률은 연료비 하락과 식품 가격 인상 둔화로 전년 동월대비 3.3% 상승, 전달(4.4%)보다 크게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신선식품 이외의 식료품에서 가격 상승의 기세가 꺾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전달 2.1%에서 11월 2.3%로 가속화했다. 일각에선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이는 BOJ의 임금 인상 전망과 관련, 일부 기업이 인건비 상승을 떠맡고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일부 소비자에게만 임금 인상이 편중돼 전체 소비 수요를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BOJ가 목표로 하는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대규모 금융완화 종료의 전제 조건으로 간주되는 수요 중심 인플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을 만큼 물가 인상이 충분히 가속화할 것인지 BOJ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근원 CPI 둔화로 BOJ가 대규모 금융완화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전까지 시간을 더 벌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노린추킨연구소의 미나미 타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 인플레이션은 추세적으로 둔화할 것이란 견해에 변함이 없지만, 기업들은 서비스 가격을 계속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에 따라 BOJ는 아마도 당분간 정책을 정상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방지민 이코노미스트도 “물가를 끌어올렸던 공급 측면 요인이 사라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지출 증가와 임금 인상의 부산물인 수요 중심 인플레이션의 증거는 여전히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제가 약화한 상황을 고려해 BOJ가 2024년에도 일정 수준의 지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엔화는 이날 미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2엔대 초반에 출발해 장중 한때 141.88엔까지 떨어져 일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엔화가치는 상승)

간밤 발표된 미국의 올해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전기대비 연율 4.9%로 잠정치(5.2%)에서 0.3%포인트 하향 조정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관측이 더욱 강해졌다. 미일 장기금리 격차 축소를 의식한 엔화매입·달러매도 수요가 우위를 보였다.

다만 오후 들어서는 실수요 유입 등으로 142엔대 중반으로 회복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엔화 매도 재료는 별로 없고 실수요가 달러·엔 환율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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