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3개월 연속 첫 감소…"대출 규제, 금리 인상 효과"

이윤화 기자I 2022.03.10 12:00:00

한국은행, ''2022년 2월 월 금융시장 동향'' 발표
가계대출 1000억원 줄어 석달째 첫 감소 흐름
기업은 중소기업 위주 2월중 역대 두번째 증가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이 석달 연속 감소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은행권의 대출 관리 노력이 이어진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강화 등으로 대출 수요 감소가 이어졌단 분석이다. 기업대출은 1월에 비해 증가폭이 절반 가량 줄긴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에 중소기업 시설자금 등을 중심으로 두 달째 증가세를 나타냈다.

서울의 한 은행 지점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2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1000억달러 줄었다. 감소폭은 1월(5000억원)에 비해 줄어들었으나, 작년 12월에 이어 연속 석 달 감소 흐름을 기록했다. 은행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약 18년 만에 처음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의 감소세 지속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실수요 등을 중심으로 증가 흐름을 이어갔지만, 기타대출이 금융권의 대출규제 강화와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노력으로 넉 달째 줄어든 영향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 기타대출 잔액은 2월 한 달 간 1조9000억원 줄어든 276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감소 폭은 작년 12월(-2조2000억원), 올 1월(-2조6000억원)에 비해 줄으나 2월달 기준으로는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1조8000억원 증가한 78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주담대 증가폭을 보면 전세 및 집단대출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졌으나, 주택매매 거래 둔화 등으로 1월(2조2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소폭 줄었다. 실수요인 전세자금 대출은 2월 중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1월 2만2000호로 전달(2만5000호)보다 3000호가 감소하는 등 여섯 달째 감소했고 전세 거래량도 4만3000호로 전달에 비해 2000호 줄었다. 대출 규제에 주택 매매가 감소한데다 아파트 분양물량이 2월중 2만6000호로 1월(4만9000호)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다.



황영웅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중 기타대출 감소는 가계일반 대출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태도 강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주식 등 투자자금 수요 둔화도 이어졌는데 대외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2월중 6조3000억원 증가해 같은 달 기준 역대 두번째로 큰 폭 늘었다. 대기업 대출이 운전자금 수요 감소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었지만, 중소기업은 시설자금 수요 및 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 지속 등으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예년 수준을 웃도는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13조3000억원 증가한 지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은 1월에 비해 증가폭이 3조3000억원이나 줄어든 7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도 같은 기간 증가폭이 3조8000억원 줄어든 5조6000억원 증가했지만, 이는 여전히 2017~2020년 중 2월 평균 증가규모(4조5000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2월중 중소기업대출 증가는 역대 두번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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