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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2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1000억달러 줄었다. 감소폭은 1월(5000억원)에 비해 줄어들었으나, 작년 12월에 이어 연속 석 달 감소 흐름을 기록했다. 은행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약 18년 만에 처음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의 감소세 지속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실수요 등을 중심으로 증가 흐름을 이어갔지만, 기타대출이 금융권의 대출규제 강화와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노력으로 넉 달째 줄어든 영향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 기타대출 잔액은 2월 한 달 간 1조9000억원 줄어든 276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감소 폭은 작년 12월(-2조2000억원), 올 1월(-2조6000억원)에 비해 줄으나 2월달 기준으로는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1조8000억원 증가한 78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주담대 증가폭을 보면 전세 및 집단대출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졌으나, 주택매매 거래 둔화 등으로 1월(2조2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소폭 줄었다. 실수요인 전세자금 대출은 2월 중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1월 2만2000호로 전달(2만5000호)보다 3000호가 감소하는 등 여섯 달째 감소했고 전세 거래량도 4만3000호로 전달에 비해 2000호 줄었다. 대출 규제에 주택 매매가 감소한데다 아파트 분양물량이 2월중 2만6000호로 1월(4만9000호)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다.
황영웅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중 기타대출 감소는 가계일반 대출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태도 강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주식 등 투자자금 수요 둔화도 이어졌는데 대외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2월중 6조3000억원 증가해 같은 달 기준 역대 두번째로 큰 폭 늘었다. 대기업 대출이 운전자금 수요 감소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었지만, 중소기업은 시설자금 수요 및 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 지속 등으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예년 수준을 웃도는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13조3000억원 증가한 지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은 1월에 비해 증가폭이 3조3000억원이나 줄어든 7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도 같은 기간 증가폭이 3조8000억원 줄어든 5조6000억원 증가했지만, 이는 여전히 2017~2020년 중 2월 평균 증가규모(4조5000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2월중 중소기업대출 증가는 역대 두번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