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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화이자는 FDA에 알약 형태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2일 같은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로 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머크에 이어 두 번째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자체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증상이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인 환자의 입원과 사망 위험을 89%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증상이 나타난 지 3일 안에 팍스로비드를 복용해야 한다. 발병 후 5일 내로 먹는 몰누피라비르(약 50%)보다 높은 치료 효과를 자랑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발 프로토콜이 다르기 때문에 두 치료제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면서 “이론적으로 2가지 약물을 결합해 시너지를 얻는 방식으로 만든 팍스로비드의 효과가 높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 업계에 따르면 머크와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이르면 올해 안에 사용 승인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되고 있다. 김 교수 역시 “1000명 내외로 임상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두 치료제 모두 부작용의 우려는 남아 있지만, 치료제가 시급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큰 문제 없이 승인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화이자는 UN이 지원하는 의약품특허풀(Medicine Patent Pool, MPP)에 속한 중저소득 국가 95개국이 팍스로비드를 로열티 없이 제조해 판매할 수 있도록 복제약 생산을 허용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AP 통신은 이 계약으로 전 세계 인구의 53%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쿠바, 브라질, 자메이카, 리비아 등 코로나19의 피해가 큰 국가가 이번 계약에서 제외됐다. 국경없는이사회(DWB)는 “코로나19를 제대로 통제하려면 지역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교수는 “화이자와 머크는 자선단체 아닌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며 “우선적으로 100여 개국에게 특허를 풀고 치료제 생산을 가능케 해준 것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머크 역시 지난달 중저소득 국가 105개국을 선정해 복제약 생산을 허용한 바 있다.
◇신풍제약·제넨셀 등 경구용 치료제 개발 노력 중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완수한 제약사는 2022년 50~7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에 앞서 있는 회사는 신풍제약(019170)과 제넨셀 등이다. 신풍제약은 지난 8월 말라리아 치료제였던 ‘피라맥스’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 3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또 제넨셀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 국내 제2B/3상 임상시험계획(IND)를 승인받았다. ES16001은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천연물질인 담팔수 추출물을 이용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호흡기 세포에 결합하는 것을 억제해 증상을 줄이는 항바이러스제다.
제넨셀 관계자는 “ES16001은 다중표적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강하며, 장기복용 시 안전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 중이다”며 “임상을 통해 이런 효과를 검층하면 개발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대웅제약(069620)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코비블록’에 대한 임상 2b상 추가 분석 결과가 마무리되는 것을 바탕으로 관계 기관과 협의해 3상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원생명과학(011000)과 녹십자웰빙(234690), 동화약품(000020), 이뮨메드 등 여러 제약사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