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아워홈 인수설에…국내 단체급식 업계도 ‘촉각’

김정유 기자I 2024.12.20 15:57:35

아워홈 인수설에 한화 “다양한 사업 검토 중" 입장
급식업계 ‘긴장’, “‘한화 3남’ 공격행보, 예상 어려워”
일각선 “한화 외식사업과 급식간 시너지 힘들수도”
아워홈 인수시 향후 한화그룹 일감 향방도 관심사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아워홈 인수 검토 소식이 들리면서 국내 단체급식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화’라는 굵직한 사업자가 갖는 의미와 더불어 ‘한화 3남’ 김동선(사진) 부사장이 어떤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한화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외식 사업과 단체급식 사업의 결이 다른만큼 시너지를 키울 수 있을지엔 미지수란 분위기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20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인수설에 대해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아워홈 인수설은 이날 모 언론보도를 통해 불거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오너가 장남)의 지분 38.56%, 구미현 현 회장(장녀)의 19.28% 등 총 57.84% 인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아워홈 측 모두 인수 추진 여부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고 있진 않지만 업계에 따르면 양측간 실무적인 접촉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현재 아워홈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국내 단체급식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단체급식 시장의 ‘빅3’로 꼽히는 곳은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453340), 아워홈 등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웰스토리의 매출액은 2조 5936억원, 현대그린푸드는 2조 1227억원, 아워홈은 1조 7652억원 수준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을 인수하면 단순히는 사업 주체만 바뀌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체급식 업계는 사업 주체가 바뀌는 것이야 말로 향후 사업적 예측이 힘든 부분이라고 말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며 최근 외식을 중심으로 한 푸드테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단체급식 업계 한 관계자는 “아워홈은 최근 몇년간 ‘남매의 난’으로 국내 단체급식 시장에서 존재감과 동력을 다소 잃었던 측면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오너 3세인 김동선 부사장이 뛰어드는 것인만큼 다른 사업들과 연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 같아 예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과거 자회사 푸디스트를 통해 단체급식 사업에 발을 담근 적이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았고 2019년 단체급식 사업을 VIG파트너스에 매각했다. VIG파트너스는 이를 지난 6월 사조그룹에 또 다시 넘겼다. 때문에 현재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내부에도 단체급식 관련 경험이나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없는 상황이다.

A단체급식 업체 관계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줄곧 외식사업만 하던 곳인데 단체급식와 외식사업의 경쟁력은 완전히 다르다”며 “예컨대 전통적으로 단체급식을 하던 업체가 아워홈을 인수한다면 시너지가 예상되지만 한화의 강점이었던 외식과 급식사업간 시너지는 잘 그려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단체급식 시장에 재진출하는 건 현금창출력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률 자체는 낮지만 업황이 요동치는 업종이 아닌데다 꾸준히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어서 분명 장점은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범LG가로 묶여 LG그룹 단체급식을 일부 맡아왔던 아워홈이 향후 한화그룹 사업장을 모두 가져갈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단체급식 업계는 2021년부터 계열사와 친족이 독식하던 단체급식 시장을 외부에 개방하는 ‘단체급식 일감 개방’을 자발적으로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단체급식 업계에서 일감 개방이 자연스럽게 진행 중이었던만큼 대기업 사업자가 다시 들어오게 되면 일감 문제에 가장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인 인수설 정도이지만 단체급식 업계에서도 촉각은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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