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삼성SDS가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적절한 균형·견제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평소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이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삼성자산운용·삼성물산에 이어 주요 10개사가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재편되게 됐다. 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 등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은 다른 계열사에도 이 제도를 순차 도입, 앞으로 ‘사외이사 의장’·‘선임사외이사’ 등 2개의 ‘표준 모델’ 중 하나는 충족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재계 스탠다드’ 역할을 담당하는 삼성이 이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추후 국내 기업들에 새 기준이자 모범사례로 작용할 공산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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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경우 경영 감독 기능 약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도 있다. 이번 선임사외이사 제도의 도입은 단점은 상쇄하고 장점은 극대화하려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재계 안팎에서 이 제도 도입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더 많은 이유다. 다른 관계자는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회 소집·회의 주재의 권한이 있고 경영진에게 주요 현안 관련 보고를 요구할 수도 있다”며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소통이 원활하도록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의 사외이사들은 경영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별도의 사외이사 모임을 수시로 개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