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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실적’ 쓴 금호타이어도..파업 초읽기

박민 기자I 2023.09.06 15:51:58

대의원 대회서 만장일치로 쟁의 결의
8~9일 조합원 투표서 찬성 과반 전망
파업시 올해 매출 목표 달성에도 제동
완성차 업계 수요 둔화 전망까지 ‘겹악재’

[이데일리 박민 기자] 올 들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인 금호타이어에 파업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임금인상과 광주공장 설비투자 등을 놓고 회사 측과 노동조합간 이견이 계속되면서 결국 노조가 쟁의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파업 시 올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 목표(4조2700억원)를 세운 금호타이어의 목표치 달성에도 당장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사진=금호타이어)
6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지난 4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쟁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8~9일에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31일 열린 제12차 임단협 본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중노위는 노사 입장 차이가 커서 교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다.

만약 중노위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과반 이상이 파업에 찬성할 경우 금호타이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리가 생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까지 타이어업계의 발목을 잡았던 해상운임이 올 들어 하락하고 글로벌 완성차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면서 타이어 업황도 크게 개선됨에 따라 노조도 목소리를 높일 명분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임금 인상과 함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신규 설비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최대 주주인 중국 국영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가 2018년 4월 금호타이어 인수 때 광주·곡성 공장에 각각 1100억원씩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고 있어서다.

노조는 “당시 직원들은 상여금 반납, 3년간 임금동결 등을 받아들였지만, 사측은 2019년 이후 광주공장 이전 가능성을 핑계로 국내공장 설비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국내공장 설비에 투자하는 것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사진=금호타이어)
연간 16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 국내 전체 생산량 2800만개(광주·곡성·평택공장 합계) 중 57%를 차지하고 있는 생산거점이다. 국내 최다 생산 시설이지만 1974년에 지어져 설비 노후화로 인한 가동률 저하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9년부터 광주공장 이전을 추진해왔지만 개발 등의 문제로 수년째 답보상태다. 올해 초에는 공장 부지를 매입과 함께 이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광주공장 부지의 개발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리고 발을 빼면서 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광주공장 이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적정 매수자를 찾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해당 공장에 설비투자를 하는데 무리가 있다”며 “이전 계획을 철회하고 설비투자를 할 지. 아니면 기존대로 이전 계획을 계속 추진할지 등도 아직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차에 노조 파업이 현실화하면 금호타이어의 올해 매출 목표 실현에도 제동이 예상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경영정상화 신호탄을 쏜 금호타이어는 올해 완성차업계 공급 물량 확대와 판매 채널 다변화를 통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4조 2700억원을 목표로 잡은 바 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 3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26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5899% 폭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금리 인상에 자동차 업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번에 파업까지 현실화하면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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