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김성수가 첫 재판에서 “고인과 유가족에게 너무 많이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 심규홍)는 29일 오전 10시 10분 살인 혐의를 받는 김성수와 공동폭행 혐의를 받는 동생 김모(28)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검찰과 변호인이 주요 쟁점에 대해 정리하는 과정이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김성수는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김성수는 머리를 짧게 이발하고 연한 녹색의 죄수복을 입은 모습이었다. 동생 김씨는 28일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김성수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증거신청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피고인 의견을 묻자 김성수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너무 많이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본인의) 어머니와 동생에게도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작게 말했다.
다만 김성수의 재범 위험성에 대해 검찰과 김성수 측 변호인이 다투는 상황이다.
김성수 측 변호인은 “검찰은 이 사건이 특별한 사유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 사건은 극도의 흥분상태가 지속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났다”며 “첫 다툼을 시작으로 살인까지 저지르게 됐는데 총 30분 이상 걸렸고 전체적으로 봤을 땐 계획적 살인이 아니라 우발적 살인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출석하지 않은 동생 김씨에 대한 공동폭행 혐의가 향후 공판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1일 김성수를 구속기소하고, 공동폭행 혐의를 받는 동생 김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김성수는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에 대해 김성수의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 가능성과 동생의 공범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이와 관련해 김성수는 공주치료감호소로 보내져 정신감정을 받기도 했다. 법무부는 김성수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유족들은 동생 김씨도 공범이라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족 측은 김씨가 흉기를 휘두를 때 김씨 동생이 피해자를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며 동생을 살인죄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종수사 결과 동생 김씨가 폭행에만 가담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검찰은 폐쇄회로(CC)TV영상 분석 결과 동생 김씨가 피해자의 허리를 잡아당기며 형의 범행을 도운 정황을 포착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성수가 흉기를 휘두르는 것을 동생이 막은 장면이 녹화돼 있었고, 이를 본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통해 살인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음 기일은 2월 28일 오후 10시 50분이다. 다음 기일에서는 김성수에 대한 양형 조사와 동생 김씨에 대한 준비기일이 진행된다.
피해자 유가족 측은 변호사와 탄원서 등을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