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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 등의 잠정집계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특히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했고 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컨센서스) 13조3800억원보다 낮아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문별 실적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사 전망 등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PC 등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 실적은 지난해 4분기 1조7000억~1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2015년 이후 IM부문 영업이익이 2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6년 3분기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으로 신제품 판매를 중지했던 때를 제외하면 처음이다. 연간 전체 실적은 10조원대 초중반이 될 전망이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역시 하반기 주력 제품인 갤럭시노트9이 힘을 쓰지 못한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출하량 감소와 평균판매단가(ASP)의 하락”을, 박원재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 소폭 악화”를 예상했다.
이들의 분석처럼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고가형 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대신 이 수요가 중저가 제품으로 향하고 있다. IM부문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이 1분기 3조8000억원, 2분기 2조7000억원, 3분기 2조2000억원으로 계속 하향세를 보인 점도 이런 점이 작용했다.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경쟁 확대도 수익성에 부정적이었다.
그나마 4분기 연말 성수기 효과를 기대했지만,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중국 브랜드가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행보에 동력을 잃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9460만대로 2013년 이래 처음으로 3억대를 밑돌았다.
삼성전자는 이런 위기 타개를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군 강화 △5세대(5G) 네트워크 사업 확대 등을 꾀할 계획이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고급형 제품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은 삼성전자의 역량을 바탕으로 편리성과 디자인에 강점을 가진 제품을 지속 개발하고, 올해부터 시작될 5G 인프라 교체·확산에 따른 네트워크 장비 시장과 이에 따른 스마트폰 교체 사업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새해 첫 경영 행보 행선지로 수원사업장의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을 고른 점도 이런 점을 뒷받침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를 맞아 갤럭시S10(가칭)과 폴더블(Foldable·접히는) 스마트폰 등 신제품을 소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