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카드 금액이 거의 10년 만에 가장 큰 폭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거주자가 카드(신용·체크·직불카드)로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은 46억6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50억7000만달러)와 비교해 8.0% 감소한 수치다.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강타했던 2009년 1분기(-11.6%)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직불카드의 사용금액이 모두 감소했다. 전기 대비 각각 1.4%, 21.0%, 29.7% 줄었다.
이는 내국인의 출국자 수가 감소한데 주로 기인한다고 한은은 전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분기 중 출국자는 689만명으로 전기 대비 7.3% 감소했다. 2년 전인 2016년 2분기(-8.8%) 이후 최대 내림 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 해외에서 쓴 금액이 역대 최대였던 기저효과에 더해 2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 때문”이라며 “환율이 상승하며 구매가 축소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78.6원으로 1분기(1072.3원) 대비 6원 이상 올랐다.(원화 가치 하락)
일각에서는 국내 경기가 점차 둔화하는 여파가 해외여행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거주자는 2분기 중 1553만5000장의 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했으며, 카드 한 장당 300달러를 지출했다. 장당 사용 금액은 2016년 1분기(295달러)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