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장후보추천위원장에 조양호 회장 최측근
총추위는 지난달 10일 첫 회의를 열고 총장후보 선출 일정을 확정한 뒤 후보 신청을 받았다. 11명의 후보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거쳐 5명을 예비후보로 선정했다. 지난 10일 이들을 대상으로 학교발전 계획심사를 거쳐 총추위원 11명의 투표로 김민배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조명우 기계공학과 교수 등 2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김 교수는 인하대 출신으로 학생지원처장, 인천연구원장 등을 역임했고 서울대 출신인 조 교수는 인하대에서 교무처장, 교무부총장 등을 지냈다.
문제는 교수회가 서 위원장 자격을 문제삼으면서 불거졌다. 뇌물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인 인사를 규정 미비를 틈타 총장추천위원회 위원장이란 중책을 맡겼단 주장이다. 교수회 반발은 서 위원장이 재단 이사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근이라는 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 위원장은 지난 2016년 진경준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뇌물사건에 연루돼 정석인하학원 이사직을 물러났다. 당시 서 위원장은 진경준 전 위원의 처남 회사에 청소용역을 몰아준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돼 2016년 12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 위원장이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서 위원장은 이후 다시 재단 운영에 참여해 작년 4월 재단 이사회 인사소위원장을 맡았다. 인사소위원회는 인하대 등 재단이 운영하는 대학의 교수 채용·승진 등을 심의한다. 이어 지난달에는 조양호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이 서 위원장을 총추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교수회는 조 이사장이 서 위원장을 통해 총장 후보선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교수회 관계자는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됐지만 특정 후보에게 표가 몰린 것으로 봐서 재단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 전력이 있는 자가 총추위원장을 맡은 것부터 많은 우려가 있다. 대학은 청렴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 재단측 “총추위원장 자격 문제없어 총장후보 공정 선출”
재단측은 형사처벌 전력이 있다고 해도 이사회 이사가 아닌 인사소위원회나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데는 규정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2명의 총장후보 선출 또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졌다며 교수회의 의혹제기는 근거없는 추측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인사소위원장이 형사처벌을 받았더라도 재단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서 위원장은 대한항공에서 인사담당 본부장을 역임한 인사 전문가여서 인사소위원장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총추위의 한 관계자는 “총추위는 공정하게 운영됐다”며 “총추위원에 대한 서 위원장의 강압이나 부당한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재단은 이달 말 이사회 회의를 열고 2명의 후보 가운데 1명을 총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교수회는 “재단의 의중대로 특정 후보가 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이사회 개편 투쟁, 총장 선출제도 개편 투쟁 등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사회가 총장 선임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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