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등장한 최룡해…어떤 역할 맡을지 '주목'

장영은 기자I 2016.01.15 16:18:54

두달 반만에 北 매체 모습 드러내…복권설에 무게
김양건 비서 빈자리 채우나…대남·대중국 업무 담당할 듯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두달 반만에 다시 등장했다. 최룡해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북한 매체에서 모습을 감춘데 이어 리을설 인민군 원수의 장의위원 명단에도 이름이 빠져 신변 이상설이 제기된 바 있다.

1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창립 70돌 경축행사 대표증 수여’ 행사소식을 전하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최룡해 동지가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에 최룡해의 동정 관련 보도가 등장한 것은 지난해 10월 31일 노동신문에 그의 기고문이 실린 이후 처음이다.

최룡해 비서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함께 김정은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됐으나 뚜렷한 원인이 노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습을 감춰 숙청설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달 말 사망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국가장의위원 명단에 다시 최룡해의 이름이 오르면서 복권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어 이번에는 공식행사에 ‘노동당 비서’라는 직책으로 참석한 사실이 보도되자 복권설에 한층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국가정보원 등은 “최룡해가 백두산발전소 토사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지난해 11월 초 지방의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최룡해의 복권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빠른 것으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 담당 당 비서의 사망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4차 핵실험 이후 북중간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대(對)중국 업무를 맡기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

최룡해는 지난해 9월 열린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때를 포함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몇차례 만났고 류윈산 중국 상무위원과도 여러차례 회동을 한 경험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오는 5월 초 열리는 당 대회를 통해 최룡해가 대남 또는 국제 담당 비서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통일전선부장이 다른 인물로 조기에 결정되면 대남 담당 비서는 공석으로 둘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룡해의 복귀가 예상 외로 조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동안 혁명화교육이 아닌 단순한 ‘근신 처분’을 받았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아직 최룡해의 복권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조금 더 봐야 될 것 같다”면서 “(혁명화 기간은) 기간이 정해진 것이기 아니기 때문에 북측 자체 내에 어떤 필요성이 충족됐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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