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유와 석유화학, 철강, 건설 등 국내 경제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경기민감주가 올해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3일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열린 ‘2015년 국내 크레딧 이슈와 전망’ 세미나에서 “이들은 수급부담을 안고 있는 대표적 업종으로 차이나 리스크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리스크가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한 만큼, 단기간 나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12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선물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 전거래일대비 배럴당 2.29달러, 4.9% 하락한 46.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한 만큼, 정유업종은 재고 손실 비용로 인해 영업익이 감소했다. 석유화학 역시 시황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그 폭은 제한적인 상태이다.
건설업종은 민간 부문에서는 규제완화 이슈에 따라 공급 물량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유가 하락으로 인한 해외 발주감소와 원화 강세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송 연구원은 “이들 산업군의 재무 부담이 현저히 높아져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경기에 대한 실적 방어능력과 재무부담 완화 가능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기평은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송 연구원은 “모바일 부문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급 구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황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 완충력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신용등급 하락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은 13개사에 불과했지만 강등된 기업은 47개에 이른다.
송 연구원은 “현재 등급전망(아웃룩)이 ‘부정적’인 기업 역시 29개로 역대 최다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철강, 건설, 정유, 운송, 화학 등 일부 업종에 크게 몰려있다”며 “올해 역시 등급이 상향되는 기업보다 강등되는 기업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 그리고 글로벌 유가 등 변동성이 높은 거시 환경에 초점을 맞춰 기업들을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같은 상황 속에서 개별 기업의 실적 방어능력, 차입금 상환능력에 주목할 방침”이라며 “기업간 인수합병(M&A)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평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