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안근모기자] 지난달 4일 `인내심(patient)`을 대체했던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용어 `measured`는 시장에서 `신중하게`로 해석됐다.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는 "위원회는 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제거하는데 있어서 인내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the Committee believes that it can be patient in removing its policy accommodation)에서 "위원회는 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아마도 신중한 속도로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the Committee believes that policy accommodation can be removed at a pace that is likely to be measured.)로 바뀌었다.
금리인상 방침을 기정사실화한 이 발표 직후 연준의 고위 인사들은 `신중하게`란 `점진적으로(gradually)` 또는 `서서히(slowly)`와 같은 뜻이라고 친절히 설명했다.
0.25%p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FOMC회의가 드디어 29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열린다. 시장이 그동안 연준의 금리인상에 충분히 대비해 왔기에, 통화정책 발표이후에는 증시가 뒤늦은 서머랠리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충만해지고 있다.
◆연준의 다음 스탠스는?
`at a pace that is likely to be measured`란 말은 `시장이 미리 가늠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란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연준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친절하고 명확하게 자신들의 뜻을 시장에 알리고 있다. 바클레이캐피털의 물가연동국채 트레이더인 존 로버트 같은 사람은 "연준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잘 알고 있기에 트레이더로서 매우 기쁘다"고까지 말한다.
블룸버그가 133명의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 무려 112명이 이번에 25bp의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연준이 의도한 대로 시장은 6월말 회의에서의 금리인상폭을 미리 정확히 측정(measure)해 놓고 있는 셈이다. 이는 25bp의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장의 관심은 따라서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 또는 금리인상 폭이 아니라 `향후`의 금리인상 속도로 모아지고 있다.
이는 FOMC 회의 직후에 나올 발표문에 담길 것이다. 연준은 이번에도 시장이 미리 충분히 가늠(measure)할 수 있을 용어를 구사할 것이다. 리만브라더스의 이코노미스트 드루 매튜스는 기존의 문구가 그대로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더들리는 "좀 더 탄력적인 용어로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확실성 끝" 기대감
금리인상 시리즈가 막 시작됐다는 것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샘 스토벌은 지난 1970년 이후 주식시장은 금리인상이 시작된 뒤 6개월간 약세를 보였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970년 이후 어느때도 지금처럼 시장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충분한 기간동안 충분한 수준으로 가격에 미리 반영한 적은 없었다. 연준은 시장이 미리 가늠(measure)할 수 있도록 `신중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BNP파리바 일본법인의 채권 전략가인 히데히코 마에지마는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고, 연준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며 "채권가격의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강한 경제성장세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연준의 금리인상 방침 등을 반영,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간의 금리차는 3.38%p 수준으로 가팔라져 있다. 역사적 평균치 1.35%포인트를 크게 웃돌고 있다.
CBS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인 마크 헐버트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이뤄진 뒤에는 주식시장의 전망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근거로 그는 시스템즈 앤 포어캐스츠의 마빈 어펠의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어펠이 지난 1962년이후 장단기 금리차와 S&P500지수의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장단기 금리차가 평균치 바로 위 수준으로 웃도는 기간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헐버트는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된다는 것은 경제의 빠른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심리를 담고 있다"며 "이런 사실을 지금 주식시장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컨퍼런스보드는 29일(현지시간) 6월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설문 결과 지수는 95를 기록,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증가와 휘발유값 하락이 주요 동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달 지수는 93.2였다.
오후 4시57분(한국시간) 현재 나스닥100 선물지수는 7.0포인트, 0.47% 오른 1500.5를 기록중이다. 시간이 갈 수록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S&P500 선물지수는 2.5포인트, 0.22% 상승한 1134.3르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