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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주 벨빌에 사는 닉 나도(38)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월마트 앱에서 하드디스크를 사려다 자신의 휴대전화에 369달러(약 49만원)로 표시된 제품이 아내 휴대전화에서는 110달러(약 15만원) 싸게 나온 것을 확인했다. 나도는 아내 휴대전화로 더 싸게 제품을 샀지만 “사생활을 침해당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월마트 대변인은 개인 정보로 가격을 조정한 것이 아니라 오류 때문이었으며 이미 바로잡았다고 해명했다.
월마트는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다. 존 퍼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가격은 바뀔 수 있지만 소득이나 구매 이력, 급하게 물건이 필요한 상황을 이유로 더 비싸게 받지는 않는다며 “사람이 아니라 상품에 가격을 매긴다”고 밝혔다. 비판이 이어지자 댄 바틀렛 대외협력 총괄은 시민단체 그라운드워크 콜래버러티브에 서한을 보내 단체가 월마트의 가격 정책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단체는 월마트의 특허와 기술이 개인 정보를 활용한 가격 인상에 쓰일 수 있다며 일부 특허 철회를 요구했다. 월마트 측은 “특허는 계획이 아니다”라면서도 논란이 된 특허 하나는 사용하거나 갱신하지 않겠다고 했다.
맥도날드도 이달 가맹점들이 메뉴 가격을 정할 때 AI를 쓰거나 실시간 수요에 따라 가격을 바꾸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달 초에는 한 고객이 메뉴 가격을 두고 ‘알고리즘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맥도날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맥도날드는 소장에 부정확한 내용이 많다는 입장이다. 식료품 배달 업체 인스타카트는 비판이 커지자 가격 실험을 접었다.
수요나 구매 시점에 따라 가격을 바꾸는 변동 가격제(다이내믹 프라이싱) 자체는 새롭지 않다. 항공사와 호텔, 우버 같은 차량공유 업체는 오래전부터 이를 활용해왔다. 그런데도 소비자가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고물가 영향이 크다. WSJ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6년간 29% 넘게 올랐다. 미국 비영리단체 미래프라이버시포럼(FPF)의 제임슨 스피백은 여기에 AI에 대한 불안이 더해졌다고 짚었다. 데이터로 가격을 정하는 방식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지금 기업들은 개별 소비자 데이터를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고 온·오프라인 가격을 빠르게 바꿀 도구도 갖췄다는 설명이다.
불안의 상당 부분은 종이 가격표를 대체한 전자가격표시기(ESL)로 향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의 연구에서는 전자가격표시기가 수요가 몰릴 때 가격을 올리는 ‘서지 프라이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가격이 바뀌면 매장을 지나는 누구나 알아챌 수 있어서다. 오히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할인하는 데 주로 쓰여 음식물 쓰레기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월마트는 소비자 혼선을 피하려고 대체로 매장 영업이 끝난 뒤 전자가격표를 바꾼다고 밝혔다.
규제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뉴욕주는 지난해 알고리즘으로 가격을 정하면 이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올해는 메릴랜드·코네티컷·뉴저지주가 개인 맞춤형·데이터 기반 가격 책정을 일부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다. 미키 셰릴 뉴저지 주지사는 법안 서명 당시 기업이 개인 정보를 몰래 활용해 같은 제품을 다른 사람보다 비싸게 파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십 개 주가 개인 정보나 날씨 같은 실시간 수요 변수로 가격을 올리는 행위를 규제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올여름 기만적이거나 불공정한 개인화 가격 책정을 제재하겠다는 집행 정책 성명안을 내놨다.
반론도 있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민주당)는 올해 개인 정보를 이용해 임금이나 가격을 개별적으로 정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더 비싼 가격뿐 아니라 더 싼 가격까지 처벌하게 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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