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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서는 로마의 유리잔, 그리스 신을 새긴 은장식, 중국 한나라의 칠기 등이 함께 출토돼 2000년 전 유라시아가 하나로 이어져 있었음을 보여준다.
흉노(匈奴, 기원전 3세기~기원후 2세기)는 몽골 고원과 유라시아 초원에 최초의 유목 제국을 세운 세력이다. 전성기에 몽골을 중심으로 중국·러시아·중앙아시아 접경 지역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차지했으며, 실크로드의 핵심 구간을 장악해 동서 세계를 연결했다.
몽골 헨티 아이막에 위치한 도르릭 나르스 유적은 몽골 동부 최대의 흉노 무덤군으로 약 300기의 무덤이 분포한다. 1974년 발견됐으나 오랫동안 조사되지 못하다가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조사로 실체가 드러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97년부터 한-몽 공동학술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이어왔으며, 내년에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2018년부터는 최대급 규모인 160호 무덤(전체 길이 88m, 깊이 18m 추정)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도 몽골 현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며(7월 6일~9월 18일), 올해 매장주체부 조사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조사에서 흉노 사람들의 삶과 대외 교류를 보여주는 유물이 잇달아 확인됐다. 160호 무덤 배장묘에서 출토된 사람 얼굴 모양의 은제 허리띠장식은 몽골 동북부 흉노 무덤에서만 드물게 확인되는 귀중한 자료다. 목곽 위에 놓인 마차, 온전한 형태로 순장된 말, 새와 말 모양의 동물 장식, 청동 솥 등은 흉노의 매장 의례를 전한다.
흉노의 청동솥인 동복은 몽골 초원에서 한반도 남부까지 이어지는 분포를 보이며, 마구와 동물 모양 장식 같은 북방 초원 흉노의 문화는 한반도 고대 문화 곳곳에 스며 있다. 흉노 연구는 고조선, 부여와 고구려, 삼한으로 이어지는 한국 고대사를 유라시아라는 넓은 무대 위에서 다시 읽는 일이기도 하다.
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몽 공동학술조사를 이어나가며 흉노와 한반도 고대 문화의 관계를 규명하고, 국제 학술 협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