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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도 부진했던 패션업계…애슬레저만 웃은 이유

김정유 기자I 2024.08.19 15:38:43

주요 패션업체들 2분기 영업익 역성장 릴레이
반면 안다르·브랜드엑스는 역대 최대 실적 ‘대조’
내수부진에 고가 의류↓ ‘가성비+편안함’ 두각
패션업계 해외진출·영역확장으로 반등 모색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패션업계가 올 상반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내수 소비 둔화 장기화로 프리미엄 의류 수요가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애슬래저 업체들은 가성비·편안함을 내세우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나가는 모습이다.

(단위= 억원, 자료= 각 사)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업계의 올 2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전통적인 주요 패션업체들의 실적은 역성장하거나 정체됐지만 신생 애슬레저 업체들의 성적은 역대급으로 신장했다.

주요 5개 패션업체(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한섬(020000)·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F&F(383220)·코오롱(002020)FnC)들의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5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 줄었다. 한섬은 30%나 떨어진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영업이익(133억원)도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했다.

코오롱FnC는 6% 줄어든 161억원의 영업이익을, F&F는 17% 감소한 918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냈다. 전반적으로 패션업체들의 성적표가 암울한 상황이다.패션업계 관계자는 “주요 패션업체들은 고가의 수입 패션 의류를 취급하거나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통하다보니 경기 변동에 취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애슬레저 업계의 표정은 정반대다. 대표주자인 안다르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337930)(젝시믹스)의 2분기 실적이 모두 역대급으로 성장하며 활짝 웃었다.

안다르는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50% 늘어난 10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역대 분기 최대치다. 브랜드엑스의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인 124억원으로 89%나 늘었다. 이들의 2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모두 16%대다. 가성비 제품에 대한 수요 확대 뿐만 아니라 편안함을 추구하는 애슬레저의 트렌드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둔화에 고가의 의류 대신 가성비가 높고 편안한 애슬레저 룩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수요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 브랜드엑스는 최근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중국 톈진에 매장을 낸데 이어 올해 각 지역별로 오프라인 채널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안다르도 싱가포르와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실제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패션업체들도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과 신사업 확장에 고삐를 죌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713억원에 인수한 중저가 뷰티 브랜드 ‘어뮤즈’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선다. 다음 달엔 ‘할리데이비슨 컬렉션스’ 등 새로운 라이선스 사업에도 뛰어든다.

한섬은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을 통해 하반기 새로운 뷰티 브랜드를 론칭한다. 한섬은 ‘시스템’ 브랜드를 통해 프랑스 파리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 F&F는 연내 상하이에 ‘디스커버리’ 매장을 오픈하는 등 중국시장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침체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지만 패션산업 전반적으로 구조적 경쟁력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거나 새로운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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