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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탁계정대는 1278억원으로 전년 동기 105억원 대비 1173억원 증가했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자신의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자금을 뜻한다. 신탁계정대가 확대될수록 이자수익이 늘어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자금회수에 실패할 경우 신탁사의 손실로 반영된다.
신한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가 1년 새 1000% 이상 급증한 것은 차입형 신탁의 증가 영향이 크다. 통상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을 주도하는 차입형과 책준형에서 발생한다. 차입형과 책준형 모두 신탁사가 부동산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시행사에 직접 대여하는 방식의 사업인 만큼 신탁계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 신한자산신탁의 3분기 별도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5746억원(24건)으로 지난해 말(4133억원·17건) 대비 39% 증가했다. 개발사업 확대에 따라 부채를 포함한 보유 자산도 같은 기간 4358억원에서 4611억원으로 5.8% 늘었다.
문제는 개발형 신탁의 경우 관리형 신탁 대비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사업비 조달 의무가 위탁자(시행사)에게 있는 관리형 신탁과 달리 차입형과 책준형은 신탁사가 책임져야 된다. 즉 개발형 신탁의 경우 미분양으로 생긴 손실을 신탁사가 떠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차입형 대비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책준형 상품도 부동산 불황의 골이 깊어질수록 잡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개발형 신탁이 토지비가 저렴한 지방 사업장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개발형 신탁은 토지 비용이 저렴한 지방 사업장이 주를 이룬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분양 위험이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지방 미분양 물량은 총 5만927호로 전년 동기 4만7654호 대비 6.7% 증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한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 증가에 따른 위험이 단기간 내에 현실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자산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자산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우려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한자산신탁의 고정이하자산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7%로 전년 동기 대비 13.3%p 하락했다.
한 신탁업계 관계자는 “많은 신탁사들이 차입형과 책준형 신탁 상품 확대에 나서고 있는 만큼 부실자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신한자산신탁의 경우 당장 문제가 생기지 않더라도 신탁계정대 증가 추이 등을 고려했을 때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