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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파산 데이터 회사 에픽AACER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에서 접수된 개인·기업 파산이 44만 5186건에 이른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년(37만 8390건)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8% 늘어났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금리가 고공 행진한 탓이 크다. 금융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빚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을 선택하는 개인·기업이 늘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각국 정부가 팬데믹 당시 내놨던 지원책을 잇달아 중단하면서 한계가구·기업 부담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는 특히 기업 파산이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접수된 파산보호 신청은 6569건으로 전년(3819건)보다 72%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위워크나 실리콘밸리은행(SVB)파이낸셜, 버드 등 굵직한 기업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을 선택했다.
개인 파산 신청 건수도 2022년 35만 6911건에서 41만9559건으로 18% 증가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3분기 말 17조 3000억달러(약 2경 3000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상승 추세다. 특히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경우 21세기 들어 가장 높은 연 7.9%까지 치솟으면서 채무자들을 짓누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후 가계·개인이 실제 부담하는 이자가 가벼워지기까진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헌터 에픽AACER 부사장은 “팬데믹 경기 부양책 종료와 자금 조달 비용 증가, 금리 인상, 연체율 상승,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까운 가계 부채를 고려하면 올해도 파산을 신청하는 개인·기업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