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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타타그룹은 재규어 랜드로버의 전기차 공급용 배터리 공장 구축을 위해 영국 남부 서머싯과 스페인을 두고 고민했다.
타타그룹의 이번 결정은 전기차 배터리 설비 구축과 관련한 세계적 경쟁에 가세하려는 영국에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미국이 막대한 보조금과 세금면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 등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가운데 타타그룹의 영국 투자는 영국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를 현지에서 생산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진용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영국 대표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인 재규어 랜드로버는 2006년 독일의 BMW에 이어 2008년 인도의 타타그룹에 인수됐다.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에도 럭셔리 브랜드 철학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엔 전기차 중심의 자동차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전동화 전환을 추진 중이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오는 2030년까지 재규어 전 모델, 랜드로버 전체 차량 중 60%에 순수 전기 동력장치를 탑재할 계획이다. 앞으로 5년간 약 25조원을 투자해 영국 헤일우드 공장을 전기차 전용 제조시설로 전환할 방침이다.
영국에서 전기차 배터리가 생산되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한 자동차 업체의 관세 부담도 낮아지게 된다. 영국 자동차 업계는 내년부터 부과될 영국-EU 간 관세를 피하기 위해 부품 현지 조달 압박을 받아왔다.
앞서 마세라티와 지프 등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관세 부과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공장이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영국 정부는 새로운 무역규칙을 완화하기 위해 EU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타타그룹의 이러한 투자 결정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부담도 덜어주겠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수낵 정부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타타그룹이 영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로 영국 정부는 최대 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보조금과 세제혜택 등 지원 규모는 공식 발표되진 않았지만, “영국 정부가 타타그룹에 수억 파운드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대런 존스 영국 의회 비즈니스위원회 위원장은 “영국에서 배터리 생산에 투자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이러한 결정을 보장하기 위한 보조금 패키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