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공작 지휘 의혹' 조현오 전 경찰청장 12일 재소환

김성훈 기자I 2018.09.11 11:26:43

경찰, 12일 오전 9시 경찰청 재소환 통보
지난 5일 첫 조사 이어 7일 만에 재소환
"댓글 공작은 사실 기반한 비판 아닌 왜곡"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에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 5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소환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온라인 댓글공작을 지휘한 의혹을 받는 조현오(63) 전 경찰청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다. 앞서 지난 5일 첫 경찰조사를 받은 데 이어 두 번째 조사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조 전 청장에게 오는 12일 오전 9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조 전 청장은 2010~2012년 경찰청장 재임 당시 경찰청 보안국 등의 조직을 동원해 온라인에서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자 경찰관들에게 댓글을 달게 하는 등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한 희망버스 사건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별수사단 조사 결과 당시 MB정부 경찰청 보안국이 희망버스를 고통버스나 절망버스로 조롱하는 등 조직적으로 댓글을 올린 정황이 발견됐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지난 7월 조 전 청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조 전 청장은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농성 대응 과정에서도 노동조합 비난 여론을 조성하고자 경기청 소속 경찰관들로 인터넷 대응팀을 꾸려 비슷한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경찰조사를 위해 경찰청에 출석한 조 전 청장은 댓글 조작 지시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작은 은밀하게 진행하는 것인데 저는 허위 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경우에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라며 “(저는)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던 사람이다. 만약 내가 정치에 관여하라고 지시했다면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조 전 청장은 ‘쌍용차 사태 당시 경찰이 강제 진압했다는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 조사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진상조사위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것은 잘못됐다 생각한다”며 “제가 정치공작을 지시했다는 부분은 사실에 기반을 둔 비판이 아니라 왜곡해 비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경찰청장으로서 피의자로 친정에 소환된 기분’을 묻는 말에는 “황당하다”며 “이런 것 때문에 포토라인에 서야 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