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2017년 국세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의 국세 세입액은 총 241조 8000억원으로 올해 걷을 세금(232조 7000억원)보다 3.9%(9조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세 수입이 얼마나 증가할지 예측할 때 근거로 삼는 내년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은 4.1%로 예상됐다.
기타 세목 중에는 관세(9조원)가 8.4% 늘 것으로 예상돼 증가율이 가장 컸다. 내년에 세계 경제 교역량이 회복세를 보이며 수입액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했다. 농어촌특별세(3조 8000억원), 개별소비세(9조원) 수입도 각각 4.5%,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정확성이다. 앞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내리 정부 예상보다 세금이 덜 들어온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결손액은 총 22조 2000억원에 달했다. 장밋빛 성장 전망에 근거해 세입 예산을 과도하게 부풀려 잡은 탓이다. 지난해 국회 등에서 이 같은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올해 세입 예산을 보수적으로 책정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이번엔 거꾸로 ‘세금 풍년’을 맞았다. 결국 추가 경정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세입 예산을 애초 전망보다 9조 8000억원 늘리기에 이르렀다.
기재부는 내년도 세입 예산도 올해처럼 짜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안택순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올해 (추경 편성을 통해 늘어난 세입을 기준으로 계산한) ‘조세 수입 탄성치’가 1.69인데, 내년에는 이를 0.95로 낮게 추계해 내년도 세입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 수입 탄성치(경상성장률 대비 조세 증가율)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 증가할 때 세입이 몇 % 증가하는지 가리키는 지표다. 올해 부동산 거래 증가 등으로 일시적으로 세금이 더 걷혔다는 점을 고려해 경제 성장에 따른 세수 자연 증가분을 과거보다 적게 추정한 만큼, 내년도 세수 결손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