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PIMCO)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이자 전설적 채권 매니저인 빌 그로스가 또다시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지난 6월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20~30년래 최고조에 달했다"고 지적한 바 있는 그로스는 7일 "세계 경제가 자산 버블(asset bubble)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그로스는 이날 핌코 웹사이트에 게재한 월간 경제전망을 통해 "세계 경제의 부채 의존도가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부채의존 경제(debt-laden economy)`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단기금리와 자산 버블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로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인상 등으로 실질 금리가 급등하면 버블은 터지고 세계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신중하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빌 그로스는 앞으로도 세계 여러 나라의 국채를 매수할 뜻을 나타냈다. 그로스는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 2주일 전부터 총 350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매수한 바 있다. 핌코 전체 포트폴리오 4000억달러의 10분의 1에 육박하는 큰 규모다.
그로스는 미국 국채를 매수한 것과 관련,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여도 국채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달 한때 4.9%를 돌파했던 미국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최근 4.4%대로 급락한 상태다.
특히 지난 2일 그로스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를 매수할 만 하다(value is returning to the treasury market)"고 말한 후 수익률 하락세는 더 빨라졌다. 그의 발언 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65%에서 4.48%로 하락했다. `명불허전`이란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
그로스는 "이 외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도 매력적이며 영국, 호주 국채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영국과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빌 그로스는 현재 보유중인 채권 중 47%는 만기 5~8년 채권이라고 공개했다. 35%는 3~5년만기 채권, 8%는 1~3년만기 채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로스가 운영하는 734억달러 규모의 토탈리턴펀드는 올들어 지금까지 1.1%의 수익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