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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10월 24일 대구 남구 자신의 집에서 목욕 중이던 아들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그는 의식불명 상태로 아내에게 발견됐다.
재판부는 “비록 피해자가 중증의 장애를 갖고 있고 자신의 삶에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더라도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우리 사회와 국가가 최선을 다해 보호해야 할 최고의 가치”라며 “무엇보다 부모로서 자신과 자녀의 처지를 비관해 자녀의 삶을 앗아가는 것은 경위를 불문하고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피해자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를 상대로 한 것으로, 피고인이 그 선택에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고인은 정신지체 장애로 태어난 아들을 양육하던 중 2014년 뇌출혈로 1급 뇌병변 장애 상태가 되자 시설보호소로 보내는 대신 하던 일을 그만두고 헌신했다”며 “피고인이 2021년 3월 교통사고로 발가락을 절단하고 돌봄이 힘들어지자 아들로부터 여러 차례 같이 죽자는 말을 들었고, 피고인도 이 세상을 떠날 의도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A씨는 지난해 8월 보험사로부터 더이상 교통사고 치료비를 받지 못하게 되자 크게 낙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아내와 둘째 아들뿐만 아니라 관련 장애인 가정 지원 단체 등은 재판부에 선처를 탄원하기도 했다.
특히 피해자의 유족이자 가해자의 아내는 법정에서 “이 사람(A씨) 정말로 우리 아이 키우면서 애 많이 먹었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 재활치료를 계속 맡겨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너무 정말로, 너무너무 힘들게 아이를 키웠다. 저는 아파서 아이를 돌볼 수 없었다. 자기 죽으면 이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불쌍하게 살았던 사람”이라며 울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