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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손 회장의 자산은 이날 기준으로 151억달러(약 20조 2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113억달러(약 15조 1150억원)보다 약 38억달러(약 5조원) 늘어난 금액이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기준 세계 500대 부호 가운데 상위 30위 안에 들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손 회장의 자산이 증가한 것은 Arm의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Arm의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으며,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주식의 약 3분의 1을 갖고 있다.
Arm은 지난해 9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이후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했다. 전거래일 기준 Arm의 주가는 공모가인 51달러 대비 192.1%, 거의 세 배 가까이 올랐다. 그 덕분에 최근 소프트뱅크 주가도 3년래 최고치에 근접해 거래되고 있다.
한때 알리바바·우버 등의 초기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던 손 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오요·위워크·원웹·인바이테 등 잇단 투자실패로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빚을 갚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소프트뱅크의 자산을 팔아치우는가 하면, 최근엔 보유 주식 및 주택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하지만 Arm의 상장 ‘대박’으로 창업 투자자로서의 명예를 회복하게 된 것이다.
Arm이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스마트카르마의 빅토르 갈리아노 애널리스트는 Arm의 주가가 “슈퍼 프리미엄 가격”이라며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슷한 성장세를 보이는 엔비디아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Arm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아스트리스 어드비저리의 커크 부드리도 Arm의 순익 대비 주가가 “눈물이 날 정도로 비싸다”고 거들었다.
반면 SMBC 트러스트 뱅크의 마사히로 야마구치 애널리스트는 “Arm의 주가 급등이 과열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향후 견조한 수익 성장이 뒷받침될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이다.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Arm의 주가가 과도한지 여부와 관련, 투자자들은 다음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Arm의 주가는 전일대비 19.46% 폭락한 119.9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월가 전망치(2.9%)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꺾이면서 Arm을 비롯한 기술주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Arm의 주가가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건 상장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공모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135.3% 급등한 가격이다. 시가총액 역시 이날 기준 1233.48억달러(약 165조원)로, 소프트뱅크가 2016년 인수할 당시(240억파운드·약 40조 4300억원)와 비교하면 기업가치가 네 배 이상 뛴 규모다.
Arm과 달리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순자산가치 대비 크게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주요 자산인 비전펀드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