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숙박·음식점업과 제조업 등에서 구인난이 발생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높은 물가 상승에 실질임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데다 구인난까지 겹치면서 임금인상 압력이 거세져 불이 붙은 물가상승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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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고용노동부의 4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408만4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했다. 액수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월 평균 임금이 27만3000원이 올랐다.
주로 중소기업이 포진한 300인 미만 사업체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351만7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16만5000원) 늘었고, 300인 이상 사업체는 694만4000원으로 13.2%(81만1000원)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총액 격차는 342만7000원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컸다. 증가액 격차는 64만6000원에 달한다. 고용부는 전반적으로는 제조업, 금융 및 보험업,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에서 성과급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특히, 300인 이상 임금상승률 확대는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등에서 성과급 확대 등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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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계속된 물가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1~3월까지 소비자물가는 3.8%나 올랐다. 지난해 전체 상승률(2.5%)를 한참 앞지른 수치다. 아직 임금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에 달한다. 5%대까지 소비자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올해 실질임금이 쪼그라들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중소기업인 300인 미만 사업체의 1~3월 실질임금은 333만8000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330만2000원)에 비해 3만원가량 증가하는 데 불과했다. 2년 전인 2020년 1~3월(324만4000원) 대비해서도 9만원가량 올랐다. 한편 300인 이상 대기업은 2020년 1~3월(579만원) 대비 올해 1~3월(659만1000원)에 실질임금이 80만원 올랐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관장은 “1월부터 3월까지 실질임금 상승률은 3.2%로, 이전까지 3%에 미치지 못한 적도 많았기 때문에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다만 300인 미만은 특별급여의 비중이 적고, 300인 이상은 특별급여의 영향이 커 상대적으로 지급이 많았던 3월은 300인 미만과 300인 이상의 차이가 좀 크게 나타나는 측면은 있다”고 설명했다.
◇구인난 조짐도…임금인상 압력 물가상승 부추길 수도
구인난이 발생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919만명으로 지난해 4월(1869만6000명)보다 49만4000명(2.6%) 늘었다. 산업별로 보면 상용근로자는 보건·사회복지업, 전문·과학·기술업, 정보통신업 등 방역·디지털 관련 산업 중심으로 증가가 이어졌다. 임시일용근로자는 숙박·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업, 제조업 등에서 증가했다.
일자리 회복세에 구인난도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빈 일자리’는 4개월 연속으로 20만개 이상 나타났다. 이는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빈 일자리는 현재 비어 있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구인에도 채용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집계되는 통계로, 구인난 상황을 설명할 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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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물가 상승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실질임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데다 제조업 등 주요 업종에서 구인난이 발생할 조짐이 나타나면서 임금인상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강한 임금인상 압력은 가뜩이나 거세진 물가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과장은 “숙박 및 음식점업 같은 경우에 서서히 지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에 초과급여 등도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도 모니터링을 하면서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