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봉 LG전자 미 법인장 "초럭셔리 빌트인 가전 공격 투자"

김정남 기자I 2022.02.10 13:00:00

LG전자, 미국 초럭셔리 빌트인 가전 도전장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메인으로 집중 투자"
"북미서 관련 매출 3배 증가…젊은층 공략"
"48인치 프렌치도어 냉장고, 경쟁력 있을 것"

[올랜도=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LG전자가 초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KS)’에 대한 공격 투자를 선언했다. 미국 수십년 전통의 빌트인 브랜드인 ‘서브제로(Sub-Zero)’에 대항할 만한 브랜드로 키워,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것이다.

윤태봉 LG전자 북미지역대표 겸 미국법인장(부사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2’에서 자사의 48인치 빌트인 프렌치도어 냉장고 신제품 앞에 서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집중 투자”

윤태봉 LG전자 북미지역대표 겸 미국법인장(부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2’ 개막을 맞아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가전 시장 1위를 유지하려면 초럭셔리 빌트인 가전을 반드시 공략해야 한다”며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메인 브랜드로 해서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066570) HA(생활가전)사업본부는 지난해 월풀을 제치고 사상 처음 글로벌 가전 매출 1위에 올랐다. 특히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그런데 LG전자는 프리스탠딩(필요한 공간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가전)이 아닌 빌트인 시장에서는 아직 후발주자다. 관련 사업을 수십년간 했던 서브제로 등에 밀려 있다. 이 시장을 적극 개척하기 위해 내놓은 브랜드가 시그니터 키친 스위트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가전 시장은 415억달러 규모인데, 이 중 프리미엄 빌트인은 30억달러(7.2%) 정도다.

윤 부사장은 “지금 미국은 주택 공급 자체가 부족해 주택 시장이 활황”이라며 “단독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는 만큼 초럭셔리 빌트인 가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시장 성장성은 굉장히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빌트인 가전은 프리스탠딩 가전과는 사업 방식 자체가 다르다. 제작 단계부터 부동산 시행사, 디자이너 등과 협업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 필수다. 이번 KBIS 역시 다른 전시회와는 달리 일반 소비자가 아닌 건축가, 주방 디자이너, 인테리어 전문가 등이 주로 찾았다.

윤 부사장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커졌다”며 “후발주자로 이 시장에 진입했지만 주로 베이비부머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기존 전통 브랜드들과 달리 젊은 세대를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빌트인 시장에서 젊은 감각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윤 부사장은 특히 빌트인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음에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고 했다. 추가 인수합병(M&A) 등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16년 빌트인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한 삼성전자(005930)와는 다소 다른 행보다. 그는 “LG전자는 소품종 대량 생산에 특화돼 있는데,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조직과 생산설비를 만드는 식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사업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어야 하는 만큼 대폭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48인치 프렌치도어 냉장고 첫 공개

그는 이 브랜드를 기존 LG 브랜드와 어떻게 연계할 지에 대해서는 “(LG 브랜드와 빌트인 브랜드는) 소비자 자체가 다르다”며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전문가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집에 모두 넣는 식의 턴키(turn key) 베이스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브제로 같은 기존 전통 브랜드에 대응할 가격 전략에 대해서는 “(가격 수준을) 대등하게 갈 것”이라며 “서두르지 않고 브랜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윤 부사장이 이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KBIS에서 처음 공개한 제품이 48인치 빌트인 프렌치도어 냉장고다. 상단에 냉장 칸을 배치하고 하단의 냉동 칸을 4개의 서랍으로 구성해 6개 도어를 갖춘 게 특징이다. 프렌치도어는 3개 이상 문이 달린 대표적인 프리미엄 냉장고다. 이는 1만5000달러에 달하는 북미향 제품이다.

윤 부사장은 “미국 빌트인 시장에서 폭 48인치 냉장고는 약 60%로 가장 큰 비중”이라며 “전통 브랜드들은 통상 양문형 냉장고를 내놓고 있지만, LG전자는 자주 쓰는 냉장실을 허리보다 높은 위치에 놓는 식으로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같은 냉장고는 내부 용량도 넓다”며 “빌트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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