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의장 선출 파행…민주당 시의원들 막장 정치

박진환 기자I 2020.07.06 13:37:23

후반기 의장에 단독 입후보한 권중순 의원 선출 무산
상임위원장 자리싸움에 민주당 의원 10명 무효표 던져

대전시의회에서 임시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대전시의회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시의회가 후반기 의장 선출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간 막장 정치로 치닫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체 22석 중 21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한 후보를 비토하면서 후반기 의장 선출은 물론 원 구성마저 불투명해졌다.

대전시의회는 지난 3일 제25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에 단독 입후보한 권중순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중구3)을 대상으로 의장 선거를 진행했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찬성, 무효표가 각각 11표로 동수가 나왔고, 과반수 이상 득표를 얻지 못하면서 부결됐다.

이후 대전시의회 회의규칙 제8조에 따라 2차 투표를 진행했지만 1차 투표와 동일한 결과가 나오면서 결국 이날 예정됐던 후반기 의장 선출은 무산됐다. 이에 권중순 의원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 부족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일부 의원들이 무리를 형성해서 뒤집는 일을 시도를 했다”며 대전시의회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대전시의회 로비에서 농성 중인 시의원들. 사진=김찬술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어 민주당 소속 조성칠·민태권·구본환·김찬술·오광영·우승호·채계순 의원 등은 지난 3일부터 시의회 1층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민주당 의원 10명이 의원총회에도 불구하고, 의장선거에서 무효표를 던진 것은 당론을 어긴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찬술 의원은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시민과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시의원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도 대전시의회 행태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미래통합당 대전시당은 성명을 통해 “의회 파행은 민주당의 오만과 독주에 따른 예견된 참사”라면서 “시의회 구태는 대통령과 국회 그리고 사법, 행정 등을 포함한 중앙권력은 물론 지방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사실상 독점, 독주해온 예견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대전시당도 “의원총회에서 합의 추대한 후보를 부결시키는 배짱을 칭찬이라도 해줘야 하는 것이냐. ‘민주’라는 이름이 아깝다. 당론도, 동료 의원도, 시민도 아랑곳하지 않는 추악한 탐욕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에게 미래는 없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시민들도 “코로나라는 국가적 위기속에서 솔선수범해야할 시의원들이 당론 마저 어기면서 자리 싸움에 나서는 것을 보니 지방의회가 왜 필요한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며 지방의회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의원은 “전반기 상임위 위원장을 맡은 의원은 후반기에 양보하기로 했지만 몇몇 의원들이 이 자리에 욕심을 내면서 사단이 났다”면서 “앞으로 의장 선출을 놓고, 상임위 위원장 배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장기 파행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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