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주도로 전사 사업구조 혁신 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SK루브리컨츠는 몸집을 불려 고수익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지난 21일 이배현 SK루브리컨츠 경영지원실장은 앞으로 성장전략에 대해 “윤활기유와 윤활유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윤활유 사업을 빨리 키워보자는 것이 큰 방향”이라며 “그동안 자연적인(Organic) 성장을 모색했지만, 앞으로는 인위적인(Inorganic) 관점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활유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원료로 만들어진 윤활기유에 첨가제를 배합해 생산된다. 일반적으로 윤활기유와 첨가제 비율은 9대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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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현 실장은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윤활유 판매만 활성화한다면 증설 없이 당장 점유율과 실적을 높일 수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메이저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윤활유 분야의 순위 변동은 주로 M&A, 조인트벤처(JV) 등 인위적인 변화에 의해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윤활유 시장 1~4위인 쉘, 엑손모빌, BP, 쉐브론은 10년 넘게 선두권을 지켜왔다. 7위에 처져 있던 토탈이 2009년 울트라마, 2012년 엑손모빌 아프리카 등을 사들이며 2014년 5위로 발돋움한 것이 눈에 띄는 변화다. 2000년대초 25위밖에 있던 SK루브리컨츠도 인도네시아 페르타미아, 일본 JX에너지, 스페인 렙솔 등과 합작에 나선 결과 세계 20위권에 진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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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서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Sinopec)의 왕위푸(王玉普) 동사장을 만나 윤활기유 분야에서의 사업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4월 경영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최고급 윤활기유 중심으로 성장해 온 윤활유 사업은 합작 또는 M&A 등을 통해 완제품 윤활유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전개하고 있는 모든 사업에서 포트폴리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SK루브리컨츠는 기존 윤활유 사업의 변화도 검토중이다. 현재 SK루브리컨츠의 윤활유 판매 대부분은 자동차용(PCMO)에 집중돼 있지만, 시장 비중이 큰 산업유나 트럭용(HDDO)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올 상반기 매출 1조4200억원, 영업이익 2634억원으로 18.5%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8.5%), 화학사업(13.5%)보다 이익률이 월등히 높다.
게다가 올해는 역대 최고 이익을 달성할 가능성도 높다.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 영업이익(2818억원)의 90% 수준을 벌어들였다.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이었던 2011년 영업이익 5142억원에 버금가는 실적이 기대된다.
이배현 실장은 “수급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데다 2014년 말 가동을 시작한 스페인 합작공장이 제 역할을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며 “올해 실적이 꽤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인리포트(Kline Report)에 따르면 세계 윤활유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9400만배럴로 2025년까지 연평균 0.9%의 저성장이 예상되지만,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연 2.9% 성장률이 전망되며 프리미엄 윤활유 제품 시장은 연평균 4%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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