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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에선 상위권대가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돼 있어 한국과 비교해 상위권대 입학생의 지역 편중이 발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특히 미국의 명문대들은 다양한 지역 출신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대학은 다양성 목표에 출신지역을 인종, 연령, 성, 언어, 사회적 지위 등과 함께 포함하고 신입생 선발 시 출신지역을 사회경제적 배경 평가항목으로 반영한다. 그 결과 미국에선 주요 명문대와 사관학교의 출신지역별 신입생 비중이 학령인구(15~19세)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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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실장은 1998년 도입된 미국 텍사스 주의 ‘내신 상위 10% 자동입학제’를 지목했다. 이는 텍사스 고등학교에서 내신 상위 10% 이내로 졸업한 학생이 원하는 텍사스 내 주립대에 자동으로 합격할 수 있도록 하는 무시험 입학제도다. 1996년 텍사스 주에서 인종 우대조치가 위헌 결정을 받은 뒤, 텍사스 주 소재 상위권대의 인구, 지역 및 사회경제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제도 시행 결과 미국 명문대 중 하나인 텍사스 주립대 오스틴 캠퍼스의 교육적 다양성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평가됐다. 2015년까지 오스틴 캠퍼스 합격생을 배출한 고등학교 수는 절반 정도 늘었고, 명문고교 졸업생의 입학률은 감소한 반면 소외지역 고교 졸업생의 입학률은 증가했다.
특히 이 실장이 주목한 것은 자동입학제를 통해 상위권대에 입학한 소외지역 학생들이 학업을 잘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한은이 제안한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지방인재가 상위권대 교육을 받기 어려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텍사스주의 자동입학제가 지역별 비례선발제로 선발된 지방인재도 상위권대 교육을 잘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보고서 공저자인 정종우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내신 상위 10% 자동입학제는 결과적으로 지역적 다양성 크게 높였다”며 “과거에는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텍사스 최고 주립대 오스틴대 등으로 입학해 지역적 다양성을 높였다. 해당 제도를 이용한 학생들은 입학 후 학업 성취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