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 발표
구직급여 하한액 폐지 등 합리화 시급
모성보호급여가 실업급여 계정에서 지출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우리나라 실업급여 제도가 오히려 실업자의 취업 의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취지의 분석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11일 경총은 ‘우리나라 실업급여 제도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하며 실업급여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구직급여 하한액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최저임금과 연동된 구직급여 하한액(최저임금의 80%)도 급격히 높아졌다. 이에 따라 구직급여 수급자의 70% 이상이 하한액을 적용받는 비정상적 수급 구조가 발생했다. 또 우리 구직급여 하한액은 평균임금 대비 44.1%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구직급여월액과 최저임금월액 비교(2023년).(자료=경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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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자의 구직급여액은 최소 월 185만원으로 올해 기준 최저임금(201만원)의 92%에 달하며 실수령액 기준으로는 오히려 일을 하면서 받는 최저임금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직급여를 받기 위해 근로자가 충족해야 할 최소 요건인 기준기간(18개월)과 기여기간(180일)이 짧아 반복적인 구직급여 수령이 용이하다는 점도 실업급여 제도의 비효율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직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실직 전 18개월 동안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이 180일 이상이어야 한다.
| 모성보호급여 지출 및 일반회계 전입금 추이.(자료=경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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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급여 등 모성보호급여가 사업 취지와 맞지 않게 실업자의 생활 안정과 구직활동 촉진을 위해 노사가 조성한 고용보험기금(실업급여 계정)에서 지출되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또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며 구직급여를 여러 번 받아가는 반복수급자에 대한 제재가 미흡하고 실업급여 수급 자격 인정률이 99.6%에 달하는 등 수급자격이 폭넓고 관리체계가 느슨한 것도 단점으로 꼽았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실업급여제도를 지나치게 관대하게 운영하면서 곳곳에서 도덕적해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일하는 사람이 실업자보다 더 적게 받는 기형적이고 불공정한 구직급여 제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저출산 극복에 대한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모성보호급여에 대한 국고지원도 지금보다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