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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등은 독일공영방송 ARD의 잠정집계 결과를 인용해 사민당이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25.8%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해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24.1%로 2위를 기록했으며, 녹색당은 14.8%를 득표하며 당 역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거뒀다.
잠정집계 결과가 나오자 사민당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리 후보인 아르민 라셰트는 모두 앙겔라 메르젤 정부의 후임 정권을 수립할 권한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사민당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는 최다 득표를 얻었지만 연정 구성에 따라 최종 판세는 달라질 수 있어, 아직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FT는 “(사민당과 기민·기사 연합의) 근소한 차이는 다른 정당들이 참여하는 고난도의 연립 협상을 초래한다”며 “연정에 관한 협상은 정당들이 그들의 많은 차이점을 극복하고 실행 가능한 정부를 결속시키기 위해 노력을 함에 따라 몇 주 또는 몇 달간의 논쟁을 수반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라셰트는 이날 베를린 당사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기민·기사 연합 주도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사민당이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처럼 보여도 (우리는) 여전히 연정을 구성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6년만의 정권 교체를 주도하고 있는 숄츠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숄츠는 메르켈 내각의 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이며, 함부르크 시장도 역임했다. 이미 높은 인지도와 정치력을 다졌을 뿐 아니라 안정적인 업무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숄츠는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변화를 원했고 이 나라의 차기 총리가 올라프 숄츠가 되길 원했기 때문에 사민당에 십자가를 지웠다”며, 자신이 연정 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현재로서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사민당이 녹색당·자유민주당(FDP)과 연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 연정은 세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에 빗대 ‘신호등 연정’이라고 불린다. 이 경우 사민당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가 총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