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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은 27일 전남 나주 본사에서 열린 혁신 선포식 ‘행복 농어촌 프로젝트 하이파이브’에서 이같이 밝혔다. 농어촌공사는 전국 농지와 농업기반시설을 관리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김인식 사장은 “회사가 지난해 태양광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어 이번에 사업 전체를 재정립했다”며 “주민 동의와 이익 공유를 최우선으로 (저수지의) 기능과 경관, 환경, 안전을 모두 고려하는 방식으로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2월 최규성 전 사장 취임 이후 대대적인 태양광사업을 추진했다. 전국 3400여 저수지 중 기술적으로 수상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899곳에 총 2948메가와트(㎿) 규모로 설치하기로 했다. 2023년까지 염해농지 등 육상태양광을 포함해 총 941개 지구에 4280㎿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이를 위해 총 7조4861억원의 비용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이 계획은 많은 지역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최 사장 본인이 같은 해 11월 측근의 태양광사업자 등록 논란 끝에 사퇴하면서 이 계획도 사실상 중단됐다.
올 2월 취임한 김인식 사장은 ‘속도 조절’에 나섰다. 목표치를 2022년까지 244개 지구에 422㎿ 규모를 설치한다는 내용으로 축소했다. 현재 95개 지구 61㎿ 규모라는 걸 고려하면 3년 새 7배 더 늘리겠다는 것이지만 이전 목표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김 사장은 “태양광사업은 지역 농업인과 공사, 정부 전기사업에 도움이 되는 만큼 추진하는 게 맞지만 우리 의욕만으론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며 “주민 동의부터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 자체는 대폭 줄였으나 실제 추진 효율은 이 방식이 더 높으리란 것이다. 이미 약 30곳의 저수지에서 주민 동의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주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모델을 만들었다. 한 부지에 통상 1~3㎿ 규모 설비를 지으면 주변 마을에도 전체 규모의 5% 규모 발전소를 건설해 주민이 수익이 돌아가도록 했다. 2㎿ 규모 사업을 추진한다면 주민을 위해 100㎾ 규모 발전소를 지어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민에게 연 2000만원의 수익이 날 수 있다. 공사의 이전 사업 모델에는 주민과의 수익 공유방안이 없었었다.
공사가 보유한 염해 간척농지에 대한 사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농지법을 개정해 염도가 일정 수준(5.5dS/m·오차율 10%) 이상인 간척 농지에 대해선 원상복구를 전제로 20년 동안 태양광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까진 태양광이 요란했고 불신도 심했으나 이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앞으로 태양광 때문에 문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본 업무에 충실하다는 전제로 회사와 농어업인의 수익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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