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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그룹 시무식을 주재하며 △사업 경쟁력 고도화 △미래 대응력 강화 △경영·조직 시스템 혁신 등을 강조하는 내용의 신년사를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시무식을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그의 명의로 신년사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9월 승진한 이후 이번 새해가 현대차그룹은 사실상 ‘정의선 체제’ 원년을 맞았으며,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의미다.
이날 시무식에는 윤여철 현대기아차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비롯해 그룹사 사장단 등 20여명이 함께했다. 시무식 형태는 예년과 다르게 대형 화면을 세우고 그래픽 활용한 프레젠테이션 스타일로 진행해 변화를 줬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면서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글로벌 자동차산업과 대한민국 경제의 발전을 이끈 정몽구 회장의 의지와 ‘품질경영’, ‘현장경영’의 경영철학을 계승할 것”이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서 고객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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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수석부회장의 올해 신년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이다.
그는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지금까지의 성장방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규정했다.
이어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4차산업 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며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변화와 혁신의 중심으로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서의 미래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2021년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시범운영 하는 등 독자적인 모빌리티서비스 사업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차 등 모든 종류의 전동화 모델을 개발해 2025년에는 44개 모델, 연간 167만대 판매를 통해 세계 전동화시장을 주도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정 수석부회장은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수소전기차는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다양한 산업에 융합해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사회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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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 군살을 제거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별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독자적인 생존력을 키워 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완성차 부문은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고도화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올해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갖춘 13개의 신차를 국내외에 출시해 연간 760만대(현대차 468만대, 기아차 292만대) 등 판매할 계획을 수립했다. 판매 목표는 지난해 목표보다 5만대 늘었고, 실제 판매 실적보다는 약 20만대 많은 규모다. 수익성 위주의 판매 내실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중국 등 주력시장의 사업을 조기에 정상화하고 인도, 아세안 등의 신흥시장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제네시스 G80 등 각 브랜드 대표 차종들을 출시, 판매를 견인하는 한편, 텔룰라이드를 비롯한 새로운 차급의 SUV 4종을 추가해 전 세계 SUV 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중국, 유럽 등 해외 진출을 가속하고 올해 출시되는 SUV 모델을 비롯한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과 유연한 기업 문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협력사 상생협력 및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적 책임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일상에서부터 열린 마음으로 서로 다름의 가치를 존중하고, 새로운 시도와 이질적인 것과의 융합을 즐겨달라”며 “실패를 회피하고 비난하는 문화에서 탈피해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의 교훈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문화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