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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흡연, 인생을 잃었다"…담배 오늘 끊지 않으면 내일은 없습니다

이지현 기자I 2017.05.30 12:59:56

올해 복지부 금연캠페인 주인공 허태원씨 인터뷰
군대생활서 시작한 담배로 만성폐쇄성폐질환 얻어
숨쉬기 힘들어 담배대신 이젠 호흡보조기 챙겨다녀
“이미 나빠진 건강 되돌릴 수 없어” 금연 호소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보건복지부는 31일 제 30회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새로운 금연캠페인과 금연광고가 시작한다. 이번 광고의 주인공은 40년간 담배를 피웠고 그 대가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얻어 투병중인 허태원(65)씨다.

허태원씨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기관지확장제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보건복지부 제공)
30일 서울 중구 퇴계로 남산스퀘어빌딩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만난 허태원씨는 작고 왜소했다. 젊을 때는 가구를 만드는 목공일을 해왔지만 지금은 숨쉬기가 힘들어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버겁다고 했다. 평지를 걷는 것도 쉽지 않아 운동은 생각도 못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다보니 근육이 사라져 왜소해졌다.

그가 처음 담배를 시작한 건 군에 입대한 24살때다. 다른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며 쉴 때 혼자 가만있는 게 이상해 담배를 시작했다. 그뒤로 매일 매일 1갑에서 1갑 반씩 피웠다. 그래도 몸은 아픈 줄 몰랐기에 담배를 끊으라는 가족의 성화에도 끊을 수 없었다.

그러다 점점 기침과 가래가 심해지기 시작했다. 매년 1월 1일만 되면 금연을 결심했지만, 작심삼일로 끝났다. 최장 6개월까지도 끊어봤지만 담배의 유혹을 견디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동네 병원을 찾으니 의사는 천식약을 줬다. 그는 천식인 줄만 알고 천식약과 담배를 병행했다. 그러다 2014년 TV 금연프로그램에 금연체험자로 참여하며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당장 담배부터 끊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몸은 나아지지 않았다. 병이 이미 진행돼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폐암 말기 환자였던 코미디언 고(故) 이주일씨가 사망하기 직전인 2002년 찍은 금연광고를 보면서도 그냥 광고려니하고 지나쳤어요. 담배를 피우면서도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으니 ‘나는 괜찮을 것’이라는 믿음이 컸지요.”

하지만 지금은 후회스럽다고 했다. 허씨는 “그때 끊었더라면 이 정도는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허씨는 고향인 충북 계산으로 내려가 93세 아버지를 모시며 살고 있다. 40년을 가지고 다니던 담배 대신 주머니엔 기관지확장제를, 가방엔 산소통을 넣어 다닌다. 그는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자다가도 숨이 턱턱 막히고 한달에 2~3번은 응급실에 실려갑니다. 더 괴로운 것은 이 병은 낫지도 않고 평생 가는 고통이라는 겁니다. 저처럼 병에 걸리고 나서 끊지 마시고 끊을 수 있을 때 끊으세요.”
금연광고 포스터(자료:보건복지부 제공)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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