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지난 2010년 초 글로벌 IT를 선도하는 기업을 지칭하는 단어로 ‘TGIF’가 등장한 바 있다. 트위터(Twitter), 구글(Google), 아이폰(Iphone), 페이스북(Facebook) 등 미국 대표 IT 기업 4인방의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IT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IT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대항하는 용어가 중국의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의 머리글자를 딴 ‘BAT’다.
바이두는 중국에서 독보적인 검색엔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알리바바는 타오바오와 티몰과 같은 막강한 온라인 쇼핑몰을 갖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판 카카오톡 ‘웨이신(微信ㆍ영어명 위챗)’과 포털사이트 QQ로 유명하다.
이들 기업은 14억 인구의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국을 배경으로 급격한 성장을 일궈낸 후 최근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추가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 상장을 성공리에 마친 알리바바는 BAT 3인방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미 타오바오와 티몰을 중심으로 중국 전자 상거래 시장의 7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원클릭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뻗어 가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러한 전자상거래 강점을 토대로 2011년 이후 소셜네트워크기업 웨이보, 영화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이나비전 미디어그룹, 지도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토네비 홀딩스 등 34개 기업에 약 160억달러(약 18조원)를 투자했다.
여기에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250억달러로 보다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세계 IT 시장의 지각 변동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이두는 지난해 인터넷 컨텐츠 업체 PPS트램을 비롯해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와이어리스 웹소프트, 인터넷 공동구매사업 업체 누오미홀딩스 등을 인수했다. 2010년 이후 M&A를 포함해 총 16개 기업에 30억달러를 투자했다. 바이두는 온라인 광고가 대부분인 매출 구조를 바꾸기 위해 공동구매, 호텔, 택시예약, 모바일 게임, 모바일 결제 등 신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텐센트는 한국 CJ게임즈를 비롯해 라이엇게임스·에픽게임스·액티비전블리자드 등 미국 대형 게임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확보했다. 텐센트는 또 온라인쇼핑몰 진둥(JD.com), 전자상거래기업 58.com 등에 투자하며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도 확대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10년 이후 44개 기업에 약 83억달러를 투자해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